다이먼은 미국 월가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2025년 10월 신용부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면서 증권시장을 냉각시켰다.
바퀴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면 아마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한다.
이전 글 <눈 앞에서 커져가는, 거품>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2028년 전후)에는 IB 대신 사모펀드가 거품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심에 사모신용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2010년 이후 계속되어 온 신용시장 강세장은 COVID-19 국면을 거치면서 자산거품을 키워왔고, 이러한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징후가 빨리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2025년 9월 퍼스트 브랜즈(자동차 부품공급업체)와 트라이컬러(자동차 딜러기업)이 파산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JP모건체이스는 3분기 1.7억달러를 상각했던 것이다. 트라이컬러는 저신용 소비자를 상대로 자동차 담보대출을 해왔는데, 이는 20여년 전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연상시킨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은행들은 사모신용을 발행하는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는데, 대출심사에 있어서 은행보다 펀드가 느슨할 수 밖에 없다. 사모신용을 사용한 후 파산하는 기업사례가 늘게 되면, 지역은행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투명한 사모신용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금융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중앙은행을 대신했던, JP모건
1871년 J.피어폰트 모건과 앤서니 드렉셀은 업종별 신탁회사와 투자은행을 만들었고, 1895년 독자적인 대형투자은행 JP모건(JP Morgan)으로 성장했다. 1890~1913년 JP모건은 40개 이상 대기업에 대하여 적대적 합병, 기업 구조조정, 증권 인수 등을 진행하면서, 산업별로 다음과 같은 거대 독과점 기업군을 형성했다. 이를 모건화(Morganization)이라고 부른다.
철강업 : US스틸(세계 최초의 10억 달러 기업)
전기업 : GE(General Electric)
통신업 : AT&T(American Telephone & Telegraph)
농기계 : 인터내셔널 하베스터(International Harvester)
철도업 : 동부 철도회사(뉴욕센트럴·펜실베이니아 철도 등)
모건화는 기업의 효율성·경쟁력을 극대화한 점은 분명했으나, 독과점 우려로 인해 기업지배구조·반독점법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
1907년 금융패닉(니커보커 위기)이 발생했는데, 뉴욕증권시장의 붕괴와 함께 다수의 은행·신탁회사엥서 뱅크런이 발생한 경제공황이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의 금융산업은 급성장했으나, 성장속도에 비해 규제(준비금 제도 포함)은 미비했다.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인해 대규모 보험금 지급과 금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시작되었고, 1907년 니커보커신탁회사(뉴욕)이 파산하게 된다. 금융시장 전반으로 공포가 퍼져 나가면서, 주가급락-기업파산-은행파산을 거치면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한다. 지금은 상상이 안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중앙은행이 없었다. 모건이 은행가들과 협력하여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위기를 수습했다.
1913년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가 설립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미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낸 1907년 금융패닉이 있었던 것이다. 1933년 미국에서 글래스-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이 제정되었는데, 이는 상업은행·투자은행 간의 업무를 분리하도록 한 법이다. 이 법에 따라 1935년 JP모건은 다음과 같이 분리되었는데, 모건스탠리는 JP모건 소속이었던 헨리 스터지스 모건(Henry Sturgis Morgan, JP모건 손자)과 해럴드 스탠리(Harold Stanley)가 창립했다.
JP모건 : 상업은행 기능 유지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 투자은행 업무
피인수된 회장, 다이먼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1956년생)는 그리스계로, 다이먼은 원래의 가족이름(파파디미트리우)을 프랑스풍으로 개명한 것이라고 한다. 다이먼의 할아버지는 그리스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그의 아버지도 주식중개인으로 일했다. 다이먼은 터프츠대(경제학과)과 하버드대(MBA)를 졸업한 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에 취업했다. 하버드대 졸업 당시 대형IB로 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갓 IB업에 진출한 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길을 택했다.
이후 시티그룹·뱅크원의 사장을 역임했는데, 2000년대 초반 뱅크원(Bank One Corporation)은 미국 내 자산 6위권의 대형 상업은행(시카고)였다. 1998년 뱅크원은 퍼스트시카고NBD(First Chicago NBD)와 합병하면서 대형 소매금융은행(상업대출·신용카드 등)이 되었고, 2000년대 초반 다이먼이 대대적인 체질개선(수익성·리스크관리·성과주의 등)을 이끌면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2000년 JP모건과 체이스맨해튼(Chase Manhattan Corporation)이 합병하면서,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가 생겨났다. 1799년 설립된 맨해튼컴퍼니는 1955년 체이스내셔널과 합병하면서 대형상업은행으로 도약했다. 2004년 JP모건체이스이 뱅크원을 인수합병한 후, 다이먼은 COO을 거쳐 CEO로 승진했다. 피인수회사의 대표가 합병법인 대표가 된 것만 보더라도, 다이먼의 업계 내 영향력을 추측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위기관리능력과 리더쉽을 인정받게 되는데, 당시 한계금융사(베어스턴스·워싱턴뮤추얼 등)를 인수하여 미국 최대의 은행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전 글 <금리인상이 서서히 죄어온, 은행 파산>에서도 JP모건체이스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워싱턴뮤추얼(WaMu)의 자산 대부분을 인수했다고 언급했었다. 다이먼의 한 마디는 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미국내 금융정책(규제 포함)에도 파급효과가 크다.
다이먼은 시류를 쫒기 보다는 신념을 실현하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1980년 전후 하버드대 MBA는 금융회사 취업을 통해 부과 성공이 보장되는 졸업장이었지만, 경험을 쌓기 위해 갓 IB업에 진출했던 기업을 선택했다. 또한 2019년 JP모건체이스는 이력서에서 취업지원자의 범죄전력을 묻는 항목을 삭제하면서, 전과자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학력이 중요한 채용요소이지만, 다이먼은 학벌이 인성(고난·경험 포함)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대학진학(내지 졸업) 보다 취업률을 중시했기에, 전과자 채용이라는 놀라운 결정을 할 수 있었다. 2023년 JP모건체이스가 미국 내에서 채용한 직원의 9% 가량이 전과자였다. AI가 발전하면서,
다이먼의 생각대로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이전 글 <사람 역할하게 될, 특급인재>에서 팔란티어는 고졸 출신의 슈퍼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으며, 미국의 대학교는 학생취업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언급했었다. 다이먼은 사모신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도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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