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현재 중앙은행들은 양적 긴축을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지만, 시중의 유동성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과 달리 비은행 금융기관(NBFI, Non-Bank Financial Institutions)이 유동성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은행이 신용창조 기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은행권의 규제 틈바구니 속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특히 블랙록)가 대출(신용창조)를 대신하고 있다.
펀드는 최대 4배의 레버리지까지 대출을 실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문제는 담보력이다. 사모신용(Private Credit) 대출상품이 스타트업에 집중되지만, 이들 기업은 무형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에 그 담보력을 확신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IB들도 신상품(CDS·CDO 등)의 리스크를 간과한 채 거품 키우기에만 전념했었다. 20년이 지난 시점(2028년 전후)에는 IB 대신 사모펀드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펀드는 투자수익성이 훼손되기 시작하더라도, 상당기간 이를 숨긴 채로 투자구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마치 폰지사기처럼 투자수익 없이 자체 자산의 매각이나 담보대출을 통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태로 인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게 된다. 트럼프 정부는 개인이 퇴직계정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했는데, 위험자산이 개인에게 넘어가는 시점에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 유념해야 한다.
비전통적 통화정책, 양적완화
중앙은행이 경기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는 다음이 있다.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 자산규모(대차대조표) 확대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 : 자산규모(대차대조표) 축소
QE는 중앙은행이 금융자산들을 시장에서 대규모로 매입하여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통화량)을 크게 늘리는 정책으로, 이미 충분히 낮은 금리수준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불가능할 때 사용한다. QE로 인해 금리가 하락하고 차입/투자가 증가하면서, 자산가격가 상승할 수 있다. QT는 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금융자산들을 시장에 매각하거나 만기 도래시 재매입하지 않음으로써, 시중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QT는 통화정책 정상화 단계로,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자산가격이 조정받게 된다.
2025년 현재, 미국·유럽은 QT에서 QE(내지 금리 인하)로 선회 중에 있다. 일본·중국은 QE 기조를 계속해서 오고 있으며, 한국은 기준금리 인하 위주의 정책을 펼치려 한다. 결국 글로벌 유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순환출자로 시험대에 놓인, AI업계
AI 빅테크들이 자금을 순환시키려는 흐름이 포착된다. 현재 미증시는 구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다음 7개의 기업(Magnificent 7)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S&P500의 약 32%, 나스닥100의 63% 수준이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가 오픈AI·코어위브에 투자하면, 오픈AI·코어위브는 그 투자금으로 GPU(엔비디아)를 구매한다. 오픈AI는 투자받은 돈으로 클라우드(오라클)을 구매하고, 오라클은 그 매출액으로 엠비디아칩을 구매한다. 오픈AI의 돈이 순환하면서, 회계상의 매출과 기업가치를 상승시킨다. 이런 식으로 숫자(돈)이 늘어나는 것을 무한화폐결함(IMG, Infinite Money Glitch, 무한 돈복사 버그)이라 할 수도 있는데, 자본시장에서 거품이 형성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IMG는 원래 게임용어로, 시스템·소프트웨어의 버그·결함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게임머니를 무한대로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다. 40년 전 동네오락실에서도 IMG가 있었는데, 딱딱이(압전점화기)를 이용하여 동전투입구에서 스파크를 일으키면 게임머니가 올라가곤 했다. 딱딱이는 가스레인지나 라이터 등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IMG는 현실세계의 결제시스템 또는 자본시장 구조에서 기술적 허점을 악용하여 비정상적·불법적으로 돈을 무한히 만들어내는 부의 취득구조를 의미하게 된다. 투자분야에서는 IMG를 통해 아비트리지가 발생하더라도, 그 수익구조가 지속되긴 힘들다.
팔기 위해 돈을 빌려주고, 이러한 대출 위에서 만들어진 이익은 사상누각이다. 2000년 닷컴버블 당시, 통신장비업체는 통신사(구매업체)에 돈을 빌려주면서 매출을 일으켰지만, 구매업체들이 연쇄파산하면서 대출금과 함께 매출이 증발했다. 과연 앤비디아와 핵심고객들 간의 공조가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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