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임대차계약에서는 임대료를 고정시키지만, 임대료를 매출액의 일정비율로 하는 변동임대료(수익공유모델) 방식을 채택하기도 한다. 수익공유모델에서 임대료는 수수료로 표현되기도 하며, 사실상 임대인이 간접적으로 창업(자영업)을 영위하는 효과가 있었다. 신규 입점시 인테리어 공사비는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데, 건물주 입장에서는 수억원대에 달하는 공사비 외 대출이자·세금 을 감안하면 수익내기가 만만치 많다. 자영업자 못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임대료를 수익공유모델로 책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코리아)이다. 스타벅스는 직영으로만 운영되기에, 개인이 가맹점을 창업할 수가 없다. 스타벅스 초기에는 고정임대료 방식도 있었지만, 이후 수익공유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전국의 건물주에게 스타벅스는 꿈만 같은 존재였다. 당시 자산관리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4개의 스타벅스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대차기간은 5년 이상이었고 수수료율은 12~17% 범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매물로 나온 커피성지, 양평DT
스타벅스는 2020년 차별화 전략으로 다음 11개의 특화매장(스페셜 스토어)를 선보였는데, 스페셜 음료·푸드 외에 고객경험을 중시하는 정책에 기반한 것이었다.
더양평DT점 : 최초의 스페셜 스토어, 남한강 조망
경동1960점 : 1960년대 폐극장 리모델링
더북한산점 : 북한산국립공원 조망
더북한강R
더제주송당파크R점 : 돌보로 마스카포네 브레드
더여수돌산DT점 : 여수바다 자몽 피지오
더춘천의암호R점 : 의암호의 초록빛 자몽 피지오, 감자 품은 마스카포네 케이크
가나아트파크점 : 가나슈 하우스 케이크
이대점
장충라운지R점
대구종로고택점
특화매장 중에서도 더양평DT점(경기 양평읍)은 성지로 불릴 정도로 관광수요가 많은데, 목조외관과 넓은 주차공간과 루프탑 테라스, 그리고 남한강 조망을 갖추고 있다. 15년 장기임차(2035년 만료)한 대형 특화매장으로, 월평균 매출이 2.5~3억원 수준이다. 스카이밸류는 더양평DT점의 건물 소유자로, 이스턴투자개발(부동산개발업)의 최대주주(지분율 51.4%, 2023년 말 기준)다.
2022년 이후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재무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유동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매각으로 보인다. 2025년 초 스카이밸류는 더양평DT점을 175억원에 매물로 내놓았는데, 이는 토지 감정가 대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이자비용 상승과 PF대출 리스크, 전반적인 경기 부진 등으로 시행사들이 파산하거나 자산유동화(우량자산 매각 포함)에 나서야만 했다. 스카이밸류는 과거 스타벅스 DT점(화도·안성)을 매각한 경험이 있다.
영원할 것 같던, 건물주
스타벅스는 1999년 1호점(이대점)을 개점한 이후, 커피와 함께 공간을 파는 회사로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또한 사실상 부동산회사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의 우량입지(스세권) 창출력이 있었고, 이는 입점한 토지·건물의 가치를 상승시켜왔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스타벅스의 임대료는 월매출의 10%대 중반 수준이었으며, 당시에는 스타벅스 건물주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상당한 매각차익을 보기도 했다. 박명수는 다음의 스타벅스 건물 2건 매매를 통해 81억원 가량의 매매차익을 거둔 바가 있다.
동선동(성북구) : 2011년 매입, 2014년 매각(매각가 46.6억원)
방배동(서초구) : 2014년 매입, 2020년 매각(매각가 173.5억원)
저렴하게 매입한 오래된 건물을 리뉴얼한 후, 스타벅스를 입점시킨 후 건물가치 상승시키는 전략이었다. 3~5년 가량의 투자기간도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선동(東仙洞)은 동소문동(東小門洞)과 삼선동(三仙洞)가 합쳐진 행정명으로, 1949년 돈암동에서 분리되었다. 기존에는 돈암동의 중앙부에 위치했었다. 이전 글 <여성의 핫플레이스, 숙정문>에서 조선시대 백성들은 숙정문(북문)보다는 동쪽의 더 낮은 고도에 위치한 혜화문(동소문)을 더 자주 이용했었다고 언급했다. 삼선(三仙)은 3명의 신선과 관련된 민간설화와 고개명에서 기원했다.
하지만 커피시장의 경쟁심화(저가커피 공세 포함)와 SCK컴퍼니의 수익성 중심 출점전략으로 스타벅스 임대료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는 10% 이하로 알려지고 있다. 스타벅스 건물주 입장에서는 비용은 증가하고, 매출은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가 임계치에 도달하는 지점이 생기게 된다. 그게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로 보인다. 2025년 문정동(서울 송파구) 스타벅스 매장이 경매로 출회되어, 7차례 유찰 끝에 29억원(감정가 74억원)까지 떨어졌다니. 역시 영원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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