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4월 중순, 11월 중순)에 몸에서 변화가 오는 경우가 많다. 입술이 건조해지면서 결막염·비염·가려움증이 동반된 후, 2~3일 동안 오한·열꽃이 지나간다. 열꽃은 피부에 붉은 알레르기가 나는 것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건조해진 날씨에 피부가 반응한 것이다. 건조한 환경(습도 40% 이하)에서 점막(눈·코·입·목·기관지)은 바이러스 침투하기 쉬워지고, 감기·폐렴이 쉽게 걸리는 이유이다. 히스타민 과다 분비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염증이 쌓이고, 몸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압(barometric pressure)은 지구표면을 누르는 공기의 무게인데, 환절기는 기압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특징이 있다. 저기압은 인체의 조직(근육·힘줄 등)을 약간 팽창시키고, 이미 좁아진 관절공간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기압저하로 인해 관절액이 끈적해지면, 신경을 과민하게 만들어 뻐근함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있거나 관절염을 겪고 있다면 이러한 통증은 배가된다.
주야간 기온차가 10도씨 이상 나게 되면, 신체항상성이 흔들리면서 면역력이 30% 가량 하락한다. 추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하면, 혈액공급이 줄고 근육·관절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부족해진다. 이 경우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염증이 생기고, 온도민감수용체(TRP 채널)가 활성화되면서 신경이 과흥분된다. 아침·저녁의 추위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에너지 소모를 늘린다.
쭈굴쭈굴한 안구, 결막이완증
어릴 적부터 봄환절기 알러지를 달고 살았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4~5월이면 눈이 충혈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눈이 간지러우면 과격하게 비비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때부터 결막이완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눈 흰자를 덮고 있는 시뻘건 젤리가 보일 때면 재빨리 안약을 넣었었다. 결막이완증은 늘어난 결막이 안구표면을 덮어 이물감과 눈물고임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이를 완화하기 위해 레바미피드 점안액을 주로 사용한다. 레바미피드(Rebamipide)는 윤활작용을 돕고, 스테로이드·항알레르기 안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힘과 동시에 뮤신분비를 촉진한다.
2021년부터는 충혈된 눈에 루미파이(LUMIFY) 점안액을 주로 넣는데, 브리모디닌(Brimonidine)이 주성분이다. 브리모디닌(알파2효현제)이 눈의 정맥을 선택적으로 수축시켜 충혈을 완화하는 기전인데, 원래 방수생성을 억제하는 녹내장 치료약물이었다. 루미파이의 브리모디닌 농도는 0.25mg/mL로, 녹내장 치료제 용량(1.5mg/mL) 대비 6배 가량 낮다. 용량이 낮아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점안 후 9시간 효과가 지속되며, 6시간 이상 간격(1일 4회까지)을 두고 점안해야 한다.
이전 글 <왠만한 불편함의 원인, 알레르기>에서는 녹내장 치료재로 사용되던 필로카르핀 성분이 노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홍채괄약근을 수축시켜 축동(동공축소)과 방수배출을 촉진한다. 그러고 보니 녹내장 치료제는 뭔가를 수축시킴으로써 효과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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