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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건강] 왠만한 불편함의 원인, 알레르기

by Spacewizard 202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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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눈이 뻑뻑해지는 정도가 심해지더니, 어느 날 왼쪽 눈꺼풀에 새하얀 좁쌀 같은 피지덩어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마이봄샘 하나가 막힌 모양이다. 예약된 검진날짜보다 하루 일찍 안과를 찾았더니, 주치의가 휴진인 바람에 다시 대표원장의 진료를 받게 되었다. 이전 글 <녹색과는 무관한, 녹내장>에서 녹내장 검사를 권했고, 시신경 뿌리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던 그 의사였다. 주치의는 안구건조에만 집중한 나머지 별 다른 진단을 내리지 않는 반면, 대표원장은 다각적인 접근하는 편이었다.

 

대표원장은 신규 출시약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처방이 아닌 신중하게 접근하는 스타일이었다. 이전 글 <피부처럼 건조해져 가는, 안구>에서 안구의 흰자부위에 주름이 생겨서, 1회용 점안액을 디쿠아스에서 레바케이로 변경했다고 언급했었다. 점안액을 지속적으로 투약한 결과, 흰자 부위의 표면이 깨끗해지면서 굴절되는 부분이 보였다. 대표원장은 쉽게 굳은살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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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되새긴, 알러지

 

대표원장은 아래 눈꺼풀을 뒤집어 보더니, 알러지 반응을 지적해줬다. 알레르기면역체계에 무해한 외부물질(알레르겐)을 항원으로 오인하여,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알레르기가 표준용어이며, 알러지는 비표준적 표현이다. 어릴 적부터 환절기에 눈·코 알러지가 심했었고, 그 덕분에 결막염 안약을 항상 소지하고 다녔었다. 중년이 되면서 눈이 뻑뻑해진 이유를 노화에서만 찾으려고 했지, 알러지 체질이 작용할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진료실에서는 처방에 관한 언지가 없어 그렇거니 했는데, 레바케이 외에 올로텔라를 추가로 처방해 준 것 아닌가. 약국을 들려 약과 함께 온열안대(전자레인지용)를 구매했다. 다음 날 아침 체감할 만한 변화가 있었는데, 평소와 달리 누렇고 진득한 눈꼽이 생긴 것이다. 찜질 내지 올로텔라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레바케아(좌), 올로텔라(우)

올로텔라(올로파타딘염산염 0.2% 성분, 안국약품)는 항알러지 작용을 통해 알러지성 결막염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지니는데, 다른 점안액과 병용시에는 최소 5분 이상 먼저 넣는 것이 좋다. 올로파타딘염산염은 다음의 3중 작용을 한다.

 

항히스타민

비만세포 안정화

Substance P 유리 억제 : 가려움증 억제

 

유리(release)신경펩타이드가 세포 내 소포(vesicle)에서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 생화학적 과정을 의미한다. Substance P는 말초감각신경·중추신경 말단에서 탈분극·Ca²⁺ 유입에 의해 소포에서 유리되는 신경펩타이드로, Substance P의 유리는 조직 손상·염증·알레르겐 같은 유해 자극이 있을 때 통증 전달과 염증 증폭의 시작점이 된다.

 

노안의 새로운 대안, 일회용 약물

 

노안(老眼)가까운 물체·글자를 또렷하게 보기 어려운 상태로, 일반적으로 남자는 50세 전후(여자는 40세 전후)에 나타나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로는 45세부터 갑자기 노안이 나타났다. 하지만 디지털기기의 사용 증가가 노안의 시기를 앞당기기도 한다.2025년 9월 노안을 안경·수술 없이 교정 가능한 안약이 발표되었다.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노안연구센터)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하루 2번의 점안으로 시력검사표에서 2~3줄 더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특수안약에는 다음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필로카르핀 염산염(pilocarpine HCI) : 동공 축소

디클로페낙(diclofenac) :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현재 노안 초기에는 수술이나 다초점렌즈삽입술을 주로 시행하고 있는데, 약물치료의 등장은 혁신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필로카르핀 성분은 원래 녹내장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물로, 홍채괄약근을 수축시켜 축동(동공 축소) 시킨다. 일상 속에서는 눈을 찌푸리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이를 핀홀효과라 부른다.

 

핀홀(Pinhole)효과매우 작은 구멍(핀홀)을 통해 통과된 빛은 상이 더 선명하게 맺히는 현상을 말하는데, 빛이 직진성을 가지는 만큼 흐릿한 블러서클이 작아져서 상이 선명해진다. 눈을 가늘게 뜨면 동공이 작아지고, 그 만큼 빛이 중심부로 제한된다. 이는 초점심도가 깊게 만들고, 망막 전후에 맺히던 상의 겹침이 줄어들면서 흐림이 감소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효과도 빛의 양이 적은 야간(특히 운전)에는 감소하는지, 개인적으로 야간번짐은 핀횰효과가 덜하게 느껴진다. 카메라 조리개를 좁게 조일수록, 전체 초점심도가 깊어지면서 앞뒤 배경까지 비교적 선명해진다. 

필로카르핀 성분은 노안을 일시적으로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으며, 1방울에 6시간 정도 지속된다. 필로카르핀 성분의 약은 100년 전부터 출시된 만큼, 검증된 약물이다. 미국에서 필로카르핀 성분의 제품이 수 년 전에 출시되었지만,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았다. 2025년 9월 필로스타점안액(필로카르핀 1%, 대우제약)를 출시했는데, 이는 국내 최초의 필로카르핀 1% 일회용 점안제이다. 이전 글 <풍요의 산물, 비만치료제>에서 제약산업에서는 신약이 최초에 다른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나 다른 효능으로 인해 각광받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원래 녹내장 치료에 국한되어 사용되던 필로카르핀이 노안교정에서 효과를 보이면서, 치료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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