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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법

[사법] 영수증을 능가하려는, 확약서

by Spacewizard 202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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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내지 화해)한 경우, 보험사가 판결금을 지급하기 전에 넌지시 요구하는 서류가 하나 있을 수 있다. <확약서>라는 제목의 서류로, 그 안에는 다음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피보험자에 대한 소제기를 하지 않기로 함

수령금은 피보험자에 대한 전부변제로 봄

 

보험자가 피보험자를 위해 지급하면서 구상·면책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목적인데, 보통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원이 원고의 목적하는 소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그러하다. 원고가 피보험자에 대해 별도의 독자적 청구원인(불법행위, 채무불이행 등)을 가지고 있다면, 원고의 별도 청구권은 존속한다. 물론 보험사와의 판결문에서 그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결국 원고의 권원은 제한하려는 시도인데, 원고가 확약서 제출을 거절하더라도 결국 보험사는 지급하게 되어 있다. 보험사가 피보험자를 위한 확약서를 받겠다고, 강제집행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확약서에서 독소조항을 삭제한 채, 영수증 수준으로 제출하라고 할 것이다.

 

보험사와의 소송에서는 신체감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전 글 <금방 끝나지 않는, 신체감정>에서 판사가 신체감정서를 대체로 신뢰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는 손해가 상대방의 책임으로 인해 발생한 사실·손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특정분야에서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법원의 감정을 통해 입증자료를 보완할 수 있는데, 감정(鑑定)은 법관의 판단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경험을 가진 자로 하여금 사실판단을 법원에 보고하는 증거조사방법이다. 원고는 감정이 필요한 사항을 법원에 제출(감정신청)한다. 감정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감정이 행해지지 않기에, 미리 진단을 받은 후에 감정신청을 하기도 한다. 민사소송법(제202조, 감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법원은 필요한 경우 감정을 명할 수 있다. 

 

감정은 필수규정이 아닌, 임의적 증거조사이다. 기존 증거(사진 등)만으로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면, 법원은 감정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 보통 당사자 간의 손해배상금액 간극이 크기 때문에, 판사는 중립적인 전문가 입장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감정 허용 여부를 판단·채택한 후, 등재리스트에 있는 감정인들 중에서 후보자를 지정한다. 이후 재판부는 당사자에게 감정인후보자·예상감정료를 통지한 후, 의견을 받고 감정인을 지정한다. 이후 감정기일이 잡히고, 당사자의 일정과 조율된 기간 동안 현장조사가 진행된다. 감정기일로부터 감정보고서가 제출되기까지 몇 개월이 소요되곤 한다. 감정인이 제출한 감정보고서는 당사자에게 송달되는데, 사실조회 형태의 감정보완 신청이 가능하다. 추가 보완사항이 없다면, 감정절차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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