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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법

[사법] 도제의 시작, 배석

by Spacewizard 2026.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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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서는 부장판사(성동일 분)가 새내기 배석판사의 제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재판이 전개되곤 한다. 지방법원 합의부 배석판사로 임용되는 신임법관과 부장판사의 경력 차이는 통상 15년 내외이다. 주심은 합의부에 배당된 사건을 맡는 배석판사로, 보통 2명의 배석판사가 순서대로 사건을 맡으면서 주심·부주심으로 구분된다. 주심은 기록검토부터 판결문 작성까지 선고에 이르기 전 사건에 관한 모든 업무를 맡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사건에 대해 부장보다 더 잘 알 수 밖에 없다. 부장는 재판부를 총괄하는 역할이기에, 모든 사건을 두루 알아야 한다. 실제 합의부는 부장·주심 2명이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재판장 입장에서 우측(우배석)과 좌측(좌배석)이 있는데, 우배석이 좌배석보다 선배판사이다. 역시 오른팔이다. 재판부 뒤에 (나)가 붙으면 우배석, (다)가 붙으면 좌배석이 주심이다. 갓 임용된 신임법관은 전국 지방법원 합의재판부의 배석판사로 발령이 나고, 부장판사로부터 도제(徒弟)식 교육을 받게 된다. 판사의 영역은 효율성 보다는 정확성이 요구되기에, 판결문 작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결심 이후 선고까지의 기간 동안 부장의 검토도 받아야 한다. 

 

일반인의 흔한 오해 중 하나가 합의부 재판은 재판장(부장판사)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인데, 실제 판결에서는 주심을 맡은 배석판사의 의견을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주심(배석)가 증거를 가지고 자신의 견해·결론을 설명하면, 부장은 그 증거들을 보고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판사들 간의 의견이 다를 경우, 기록을 가장 꼼꼼히 검토한 배석의 의중이 더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부장과 합의에 들어가기 전 주심이 검토하는 기록은 수백~수만 장에 달하는데, 사건기록 외에도 유사판례, 변호인·검사들이 내세우는 판례, 교과서, 주석서(하나의 규정에 대한 해석을 모아놓은 책)도 참고한다. 형사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피고인 측이 놓친 쟁점은 없는지, 증거가 있는데 쟁점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증거가 없는데 쟁점에 포함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지방법원 배석판사를 5년 이상 하면, 지방법원의 단독재판부로 발령이 난다. 하지만 신임법관 채용이 줄면서, 배석기간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도 한다. 2014년부터 시행된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일부개정)>은 법관임용 전 법무관·변호사 기타 법률사무에 종사한 법관은 원칙적으로 임용 이후 최소한 4년(기존 2년) 이상 배석판사로 근무한 이후 단독판사에 보임하도록 했다. 과거 지방법원 단독판사를 거친 후 고등법원 배석판사를 필수적으로 거쳤고, 15~16년차가 되면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한다. 하지만 현재는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인사가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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