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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도시

[역사] 진화의 치유, 매달리기

by Spacewizard 2026.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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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리기(Hanging)를 할 때마다, 머나먼 조상이 느꼈던 감각에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현재는 10초 이상 매달리는 것도 힘든 인체를 가졌지만, 200만년 이전의 인류가 캐노피를 누비면서 갖췄던 뼈·근육 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기들이 손에 무언가 닿으면 무의식적으로 꽉 쥐는 힘이 생기는데, 이를 <손바닥 파악반사(Palmar Grasp Reflex)>라 한다. 과거 캐노피에서 생활하던 시절, 엄마의 털이나 나뭇가지를 놓치면 죽는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전해진 것이다. 또한 인간의 어깨가 360도의 가동성(회전능력)을 가지는 것도, 나무가지 사이를 이동하던 수간이동(Brachiation)의 흔적이다.

 

털이 다 빠진 현대인들이 <소름>이라 부르는 것은, 입모근(피부 밑 미세한 근육)을 수축하여 털을 세우는 것이다. 과거 털로 덮여 있던 조상들에게 털을 세우는 소름은 보온·위협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추운 겨울 세워진 털 사이에 공기층이 만들어지면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쉽게 말해 천연패딩을 장착했었다고 볼 수 있다. 천적을 상대할 때에는 털을 부풀려 몸집을 커 보이게 만드는 것이 위협이 되기도 했는데, 고양이과 동물이 털을 세우면서 위협하는 것과 유사하다. 가끔 귀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포식자를 감지하는 이개근의 흔적이다. 진화 과정에서 이개근의 쓰임은 점점 사라졌는데, 이는 시각이 발달하고 목을 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장장근은 엄지·새끼손가락을 모으고 손목을 안으로 구부릴 때 튀어나오는 긴 힘줄로, 나무가지를 움켜쥐거나 매달려 이동할 때 악력과 손목의 버티는 힘을 극대화시켜주는 근육이다. 현대인의 일부는 장장근이 퇴화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매달리기는 직립보행을 선택하면서 인류가 받게 된 중력저항을 완화하는 치유행위이다. 달리는 동안 척추 사이의 공간이 늘어나서 늘 압박받던 디스크가 숨을 쉬게 되고, 어깨관절은 수백만년의 캐노피 시절에 구축된 자연스러운 각도를 되찾을 수 있다. 4개의 다리로 체중을 분산하는 네발동물과 달리, 직립하는 인류는 체중의 60% 이상을 몇 개의 요추가 지탱하고 있다. 척추뼈 사이의 패드(디스크)는 중력에 의한 수직압박을 강하게 받으면서, 자칫 튀어 나와 신경이 눌리기 쉽다. 또한 체중을 오직 2개의 발바닥을 지탱하다보니, 좁은 면적에서 효율적으로 버티기 위해 발바닥은 아치형으로 변했다. 이러한 아치형 발바닥을 받쳐주는 두꺼운 막(족저근막)에 미세한 파열·염증이 반복하는 질환도 생겨났다.

 

직립하는 과정에서 심장의 위치가 높아졌고, 발바닥을 거친 혈액을 심장까지 보내기 위해 다리의 판막과 종아리 근육이 발달했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판막이 고장나면서 피가 다리에 고이는 하지정맥류가 나타나게 된다. 또 다른 정맥질환으로 치질이 있는데, 직립으로 인해 가장 큰 중력과 장기의 압박이 가해지는 부위가 골반 하부와 항문 주위 혈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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