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2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대책이 발표되었는데, 5월 9일까지 계약분(가계약·사전거래약정은 불가)에 한하여 잔금시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유예시켜 주는데, 매수인은 무주택자여야만 한다.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본적으로 조정대상구역 내 주택이 해당되고, 그간 너무 많은 규제로 인해 스텝이 꼬였다고 본다. 무엇보다 다주택자·무주택자의 제도적 범위가 다소 불분명하며, 이는 시행의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 의무 유예기간이 최대 2년으로 제한됨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임차인의 피해가 예상된다. 매도인(다주택자)는 주어진 시간 내에 팔아야 하는 반면, 임차인은 갱신청구권을 명분으로 대치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주택자·무주택자 간의 갈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매도인은 매수인의 주택소유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매수인이 무주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추후 밝혀지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특약에 손해배상 문구를 넣어야 할 것이다. 무주택자에 분양권·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포함 여부도 불명확하다. 매수인도 매도인이 다주택자인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1주택자에게는 잔금기간 연장 혜택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책이 없다던, 집값
정치에서 중요한 부분은 방향성과 일관성(신뢰)이다. 방향성은 이미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임기 동안에는 선거 과정에서 뱉은 말(공약)을 최대한 준수해야 한다. 선출직의 말바꾸기는 지지자 기반 확립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격·도덕의 문제라 생각된다. 2025년 12월 이재명은 타운홀미팅(충남)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 집값 욕 많이 먹는데,
대책이 없다
구조적인 문제는 수도권 내 인구·토지 집중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리고 2026년 1월 김용범(정책실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택공급정책이 발표되고 가격이 안정되면,
그 다음에는 세금문제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 공약 당시 세금은 건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 자유민주공화정 5년 단기정부가 하다하다 안되면, 이념과 무관하게 최후의 수단을 가용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서울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이재명 정부는 보유세·양도소득세라는 꿀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보유세 세율구간을 더 세분화하거나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적용하며, 고령의 고가주택 1주택자는 매물화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용범의 멘트는 그 전제가 틀렸는데, 제대로 된 주택공급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2026년 1월 29일 이재명 정부는 4번째 부동산대책으로 공급안(1·29 대책)을 내놓았는데, 주요 골자는 수도권 6만호를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공급대책의 복사판에 가까웠고, 특히 발표 당일 서울시와 일부 구청이 실현가능성을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수 많은 공급정책이 결국에는 중단되거나 흐지부지된 사례를 지켜본 지 10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1·29 대책의 실효성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대책이 없으면 선동, 정치인의 운명
2026년 2월 이재명은 SNS를 통해 다주택자(임대사업자 포함)에 대한 태세를 강경하게 급전환했는데, 그 배경에는 민주당 내 명청갈등(정청래·이재명)이 자리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이재명은 당내 강경파(개딸) 결집을 통해 지지율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여론전(선동)을 통한 정치적 쇼맨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중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공급확대와 같은 장기적인 비전 보다는 당장의 규제가 유효하다. 이번 프레임은 다음과 같으며, 어용언론이 프레임을 퍼나르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명이 수백채의 특혜
때마침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김에, 정치적 타겟은 다주택자이 적합하다. 하지만 이재명의 프레임은 과장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며, 실제 한명이 수백채를 소유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설령 다 낡은 빌라·단독주택과 오피스텔을 수십 채 보유하는 것이 현재의 주택행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이전 글 <선동에 취약한 이유, 관념성>에서 주자학적 관념성은 구체적인 탐구 없이 내면적 관조만으로도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망상에 이르게 하며,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주희보다 더 극단적으로 경험적 탐구를 멀리했다고 언급했었다. 한국은 피선거권자든 선거권자든 선동에 익숙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재명의 과감한 정치적 수사는 지지자들의 정치적 갈증을 사이다처럼 해소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말라가는 목처럼 부작용이 크지 않을까 한다.
다주택자 종말이 초래할, 지옥
문재인 정부의 규제남발과 배신(신뢰 비보호)으로 다주택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이재명은 얼마 남지 않은 다주택자를 적폐(마귀·마구니)로 둔갑시켰다. 2024년 기준 서울 주택소유자의 14% 가량이 다주택자라고 한다. 다주택자의 잉여주택을 극소수(자금력 있는 무주택자)에게 넘긴 후에, 남게 될 대부분의 무주택자의 삶을 어떻게 될까. 이재명은 다주택자의 소유권 출회를 압박하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 자유시장의 왜곡과 함께 대다수의 무주택자(세입자)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아쉽다.
국내 임대시장의 90% 가량은 민간(다주택자)이 차지하고 있으며, 공공임대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임대사업자를 적폐화하면, 공공이 임대시장 전체를 커버할 수 있을까. LH는 지금도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정부는 임대시장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서울지역 전세매물(재고)이 2만건을 하회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인데, 2023~2024년 3만건대 대비 크게 축소된 수치이다. 이는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의 동반급등을 초래할 것이다. 이전 글 <주가조작 버금가는, 전세사기>에서 영국의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언급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무주택자들도 다주택자를 향한 강압을 옆에서 즐기기 보다는 두려워 해야 한다. 당장은 자신에게 선의로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인생은 실전이라, 모든 의사결정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나의 삶·미래·가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이전 글 <본능을 표현한 자유인, 마광수>에서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과도하게 매달리지 말고 자신의 사소한 일상과 쾌락을 더 중시하며, 욕망에 솔직한 삶을 살라는 글귀를 언급한 바 있다. 1·29 대책이 나오기 나흘 전에 이재명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다음의 말을 남겼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부동산 정책의지(투기억제·공급확대 등)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드러냈는데, 언어유희에 가깝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다는 것은 자본주의가 태동한 이후 300~400년 동안 증명된 사실인 반면, 정부를 이기는 시장이 없다는 것은 그저 증명되지 않은 의지이다. 이재명이 문재인의 레플(Replica)일지, 아님 역대급 유능 진보대통령의 면모를 보일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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