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2개월 전에 망막검사가 예약되어 있었는데, 2025년 7월에서야 인공눈물 처방을 겸해 안과를 방문했다. 망막검사 결과에서는 백내장·황반변성은 괜찮았지만, 녹내장 의심 소견이 나왔다. 원래 담당하던 의사가 휴진이라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보았는데, 시신경 뿌리 모양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담당의사가 이전 검사에서 문제 삼지 않았던 부분이라 찜찜한 부분이 있었지만, 녹내장 검사를 진행했다.
녹내장 검사는 4~5가지 검사를 대략 20~30분 동안 진행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녹내장은 아니었다. 다만 시신경 뿌리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으니, 녹내장 정기검사를 매년에 한 번씩은 받기를 권했다. 여기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은 시신경유두비가 40%(0.4) 정도로 다소 높다는 진단이었다. 유두는 눈 뒤쪽에서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부분으로, 시신경 전체에서 유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가 정상이다. 시신경유두비의 비정상적인 증가는 시신경의 압력이 상승과 함께 신경학적인 문제(녹내장·망막질환)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녹색과 무관한, 녹내장
백내장(白內障)은 눈동자·시야가 뿌옇게(하얗게) 바뀌는 병증이지만, 녹내장(綠內障, Glaucoma)이라 하여 녹색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녹내장은 고대 그리스어 glaucoma에서 유래했는데, 이 단어는 다양한 의미(녹색·빛나다·뜨거워지다 등)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한자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녹색 눈병으로 정착되었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눈물이 안구를 빠져나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안압이 올라가면서 시신경(시각정보를 뇌로 전달)이 손상되는 것이다. 시신경 손상은 시야결손·실명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시야가 매우 좁아지면서 주변의 사물(계단·문턱·간판 등)과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운전 중 표지판·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안압은 눈의 정상적인 구조·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눈 속의 압력이다. 정상안압은 시신경에 녹내장성 손상을 주지 않는 안압으로, 보통 10~21mmHg 수준이다. 안압은 방수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데, 방수(房水, 각막·수정체 사이에 채워진 투명액체)는 눈이 말랑하지도 딱딱하지도 않게 유지함으로써, 정상적인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방수는 모양체에서 만들어져서 섬유주를 통해 눈 밖으로 배출되는데, 끊임없이 순환함으로써 각막·수정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노폐물을 제거한다.
전방각은 각막의 후면과 홍채(iris)의 뿌리 사이에 위치한 구조로, 섬유주·홍채·섬모체띠·공막돌기·쉬발베선으로 형성되어 있다. 계곡처럼 각을 이룬 전방각 내에서 섬유주는 방수가 눈 밖으로 배출되는 하구구 역할을 하는데, 전체 배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전방각의 공간이 충분히 넓을수록, 방수배출이 원활하여 안압이 정상으로 유지된다.

여러 이유로 증가하는, 안압
과거 안압의 상승이 녹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었지만, 안압과 무관한 녹내장도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동양인은 안압수치가 정상범위(10~21mmHg) 내에 있음에도 녹내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증(고혈압·당뇨병 등)이나 해부학적 이상이 시신경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크게 다음 2개로 구분된다.
개방각
폐쇄각
개방각은 전방각가 열려있는 상태임에도, 배출 부위의 미세구조 이상으로 방수유출이 원활하지 않아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폐쇄각은 전방각 자체가 홍채 등에 의해 막힘에 따라, 방수배출이 급격히 차단되어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개방각은 시신경이 거의 망가진 말기까지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녹내장 검사가 필요한데, 서서히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개방각은 약물(안약·복용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다음의 녹내장은 개방각에 속하는데,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는 만성질환이다.
원발 개방각 녹내장
정상안압 녹내장
주변의 시야부터 서서히 손상되면서, 말기까지 중심시력은 보존되는 경우가 많다. 원발 개방각은 양눈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적으로 건강한 눈의 시기능으로 인해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른 아침이나 밤늦게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의 안압이 상승하여 일시적으로 시력이 저하되고 두통이나 안통(눈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쪽 눈으로 작업을 하거나 예민한 사람이라면 드물게 암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시신경이 약한 사람은 정상안압에도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며, 특히 근시일수록 녹내장 위험도가 높다.
폐쇄각은 섬유주가 홍채 등에 의해 막힘(매우 낮은 전방각)에 따라, 방수가 배출되지 않아 안압이 증가하여 생긴다. 급성폐쇄각은 전방각 부위가 좁은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홍채가 갑자기 전방각을 막아서 발생하게 된다. 안압의 급증은 안통·두통·구역질과 함께 시력저하와 달무리 현상을 가져오게 되는데, 치료가 지연되면 실명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폐쇄각에는 레이저홍채절개술을 시행되기도 하는데, 이는 홍채의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최고의 예방책, 정기검진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40대 이후)
규칙적인 수면패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항산화 음식 섭취
카페인·알코올·흡연 자제
전자기기와의 적절한 거리 유지
어두운 곳에서 전자기기 시청 금지
안압상승 운동 자제 : 벤치프레쉬, 물구나무서기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인데, 빨리 진단받으면 완치는 어려울지라도 약물 투여 또는 복용, 레이저치료, 수술 등으로 실명을 막을 수 있다. 안과 정기검진을 다녀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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