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락스와 배수구클리너는 5통 이상씩 창고에 쌓아 두는 편이다. 락스는 미세한 때나 세균·곰팡이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싱크대 배수구 입구와 변기에 가장 많이 사용한다. 주택에는 물이 내려가는 배수구가 몇 군데 있는데, 배수관 내에 쌓이는 성분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머리카락·각질 등) : 세면대·욕조
지방(음식물·대변 등) : 싱크대·대변기
주기적으로 물빠짐이 시원치 않을 때에는 배수관 폐색(閉塞, 닫아 막음) 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주로 기름이나 단백질이 오랜 시간 동안 뭉치면서 슬러지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슬러지(sludge)는 하수·폐수·산업공정 등에서 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생기는 침전물(내지 반고체 고형물)로, 다양한 혼합물(유기물·미생물·무기물·중금속 등)로 구성되어 있다. 수분이 많은 슬러지를 오랜 시간 방치하면, 악취와 병원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슬러지를 녹여 주는, 가성소다
배구수클리너는 배수관을 폐색시킬 만한 규모의 슬러지를 제거할 목적으로, 개인적으로는 세면대·싱크대에 가장 많이 사용한다. 세면대 배수구에서 물이 잘 안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머리카락·가래로 인한 폐색일 가능성이 높다. 학창시절부터 가을 환절기가 시작되는 시기에는 아침에 샛노란 젤리 형태의 가래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담(痰, 가래)는 기도관에서 분비되는 투명한 점액으로, 세균으로부터 기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기도가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가래에 색상(흰색·노란색·녹색)이 나타날 수 있고, 알러지·탈수는 점성을 강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흰색 가래는 호흡기 감염에 따른 백혈구의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배수구클리너는 수산화나트륨(sodium hydroxide, NaOH, 가성소다)을 주성분으로 하는데, 가성소다는 부식성이 매우 강하며 물에 쉽게 녹아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흔히 부르는 양잿물이 가성소다이다. 가성(苛性, 침식성)은 동식물 조직·물질을 현저하게 침식·손상시키는 성질을 표현하는 화학용어로, 가(苛)는 맵고 독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누·샴푸·세제 등의 제품과 같이 NaOH도 알카리성이다. NaOH가 손에 닿으면 미끈거리는데, 이는 지방·단백질을 녹이는 성질 때문이다. NaOH는 비누 제조의 필수원료로, 지방산(유지)와 반응하여 지방산염(비누)와 글리세롤을 생성한다. 또한 알루미늄 추출 과정과 이차전지 소재 제조에도 중요하게 활용된다.
뻥 뚫는 마지막 팁, 뜨거운 물
배수구클리너 제품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는 NaOH의 비율을 달리 하기 때문인데, NaOH 비율이 높을수록 효과가 좋다. NaOH이 배수관 내의 슬러지와 만나면 화학반응과 함께 열이 발생하고, 슬러지의 성분(기름·단백질)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30분 가량의 화학반응을 지켜본 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흐물하게 변한 슬러지를 배관에서 씻어내기 위해 다량의 물을 붓는 것인데,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섭씨 60도)을 흘려 보내야 한다. 이런 고온·고압의 마무리가 없다면, 슬러지를 녹인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배수구클리너 제품표면에는 다음의 표시가 되어 있다.
싱크대 배수구가 동물지방 또는 식용유 찌꺼기 등 기름성분으로 막혔을 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니 사용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배수구클리너를 통해 떠올리는 이미지는 지방덩어리를 한방에 녹여 시원하게 뚫리게 하는 모습인데, 이상하다. NaOH는 지방·단백질을 모두 분해시키지만, 상대적으로 단백질을 더 잘 분해시킨다. 지방은 수산화나트륨과 화학반응이 있은 후에, 장시간 방치하면 경화될 가능성이 높기에 후처리가 중요하다. 지방슬러지가 많이 생기는 싱크대에 배수구클리너를 사용할 경우에는 30분이 경과하면 반드시 뜨거운 물을 다량을로 흘려 보내서 고온·고압의 마무리를 해줘야 한다. 사실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NaOH와 같은 강한 알카리성 성분은 위험할 수도 있으며, 표백제로는 다음 2가지가 주로 쓰인다.
염소계 표백제 : 락스(NaOCl)
산소계 표백제 : 과산화수소(H₂O₂), 과탄산소다(H₂O₂ + 탄산수소나트륨)
아이가 수면 중에 코피를 자주 흘리곤 했는데, 그 동안은 침대시트에 묻은 코피를 처리하는 방법은 몰랐다. 얼마 전 같이 자던 아이가 코피를 흘렸는데, 3개의 침구(베개커버·이불·침대시트)에 피가 묻어 있었다. 처음에는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는데, 창고에서 리무버(오염제거제)를 찾았다. 제품설명서에 따르면, 리무버를 오염부위에 3~5차례 뿌린 후에 20분 정도 경과한 후 세탁을 시작하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오염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리무버를 뿌린 후 5분이 지나면 오염부위를 물에 적셔 비벼야 했다. 신기하게도 거품과 함께 오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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