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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세탁의 잠재력을 찾는, 크린토피아

by Spacewizard 2025.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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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이건(장혁 분)이 태교교실의 바느질 수업에서 능숙한 바느질 솜씨를 뽐내면서, 군대에서 오바로크 에이스였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문득 군대 시절 생각이 떠올랐는데, 나 역시 바느질에 능숙했었기 때문이다. 아니 왠만한 병사들은 바느질에 능숙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 의류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집에서 옷을 만들어야 했고, 여성에게 있어서 바느질은 반드시 갖춰야 할 소양이었다. 바느질의 필요와 무관하게, 양반집 처자들은 시집가기 전에 반드시 바느질을 배워야 했었다. 특히 가난한 양반집 여성들은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삯바느질은 노동의 대가로 품삯(금전·곡식 등)을 받는 직업이었다. 직업적으로 접근해야 했던 삯바느질은 인내심·집중력이 요구되었는데, 바느질 솜씨를 인정받은 이를 선수(善手,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양반가 여성들에게는 다음 4개의 덕목이 요구되었는데, 부(芙)는 연꽃(부용꽃)을 의미하다.

 

(芙蓉) : 몸가짐(화려함 보다는 단정·청결)

(芙德) : 품성

(芙言) : 말·예절

(芙功) : 부업능력(길쌈·바느질 등)

 

이전 글 <조선 2인자의 픽, 정도전 집터>에서 상의원이 왕실의 의상·신발·장식을 전담했고, 제용간 소속의 침선장·침선비가 주로 관의상을 만들면서 상의원의 업무를 도왔다고 언급했었다. 침선비(針線婢, 침비)는 바느질을 맡아 하던 상의원 소속의 기녀로, 이 중에서도 장인으로 대우받던 이를 침선장(針線匠)이라 했다. 민간에서도 부자댁에서는 침비(침모)를 두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침선가(針線家, 침가)에 삯바느질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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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의 예술, 바느질

 

백색 와이셔츠를 매일 입고 다니면서, 단추가 손상되거나 떨어지면 그냥 와이셔츠를 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단추를 순선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침통을 찾아 바늘을 들었다. 일단 실을 반으로 접어서 2줄로 만든 후, 반으로 접은 부위를 바늘귀에 넣어야 했다. 어라 근데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노안의 씁쓸함을 느낌과 동시에 어릴 적 어머니의 부탁으로 바늘귀에 실을 쏙쏙 넣던 시절이 그리웠다. 바늘귀로 넣은 실을 다시 접어서 4줄짜리 실을 만든 후에 바늘 반대쪽 실끝을 매듭 짓는데, 바늘구멍 크기에 맞춰서 매듭을 여러 번 지어야 할 수도 있다.

 

다음은 바늘 반대쪽의 매듭 부위에 단추를 매달야 한다. 일단 바늘을 단추의 뒷면에서 앞면으로 넣은 후에, 다시 앞면에서 뒷면으로 통과시켜 매듭 사이로 통과시키면 된다. 여기까지 하면 단추는 실을 통해 바늘과 연결되게 된다. 이제 단추를 붙일 부위에 바늘로 한땀을 따서 자리를 확실히 한 후, 단추 뒷면에서부터 바느질을 시작·반복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앞면에서 뒷면으로 나오면서 바느질 1사이클이 끝날 때마다, 천에 새로운 땀을 따야 하는 것이다.

 

이 때 단추와 천 사이의 공간을 너무 타이트하게 안되는 것인데, 이는 실기둥을 만들 여유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느질을 충분히 했으면, 실로 단추와 천 사이를 여러 번 돌리서 실기둥을 만든다. 실기둥은 바느질의 느슨함을 조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마무리 작업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맞춤양복에서는 실기둥으로 인해 단추가 천에서 많이 솟아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우선 바늘을 실기둥에 반쯤 통과시킨 상태에서 바늘 위로 실을 2번 감아서 완전히 통과시킨 후, 다시 바늘로 다시 한 번 실기둥을 완전히 통과시킨 후 실을 커팅하면 된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형 세탁

 

여성을 가사일에서 해방시켜 준 현대적 발명품으로는 재봉기(sewing machine, 미싱) 외에 세탁기·건조기·청소기·밥솥·식기세척기·분유·피임약 등이 있다. 가사일로부터의 자유는 여성 해방과 사회진출을 가속화시켰고, 사회는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과거 빨래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물을 찾아서 움직여야 했고, 세제를 대신하여 더 많은 노동력을 쏟아 부어야 했다. 매우 고된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또한 빨래를 외부에서 말리기 위해서 기상을 관찰해야 했고, 건조시간도 오래 걸렸을 것이다. 혹여나 소나기라도 쏟아지는 날이면, 빨래에 투입한 노동력이 허사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에 와서는 가정용 세탁기가 있더라도, 건조·다림질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기업형 세탁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 또 아니면 귀찮거나. 개인적으로도 와이셔츠를 20개를 돌려가면서 입고 있는데, 세탁을 크린토피아에 맡긴 지가 10년이 넘어 간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와 편의성 추구를 고려하면, 향후 기업형 세탁업의 시장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992년 이범택이 설립한 크린토피아는 국내 최대 세탁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가격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와이셔츠 세탁비를 500원으로 파격할인했는데, 이는 일본의 세탁 프랜차이즈 시장을 벤치마킹한 것이었다. 장기불황에 처했던 일본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최대한 낮은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장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널리 사용해 왔다. 가맹점에서 수거한 세탁물을 거점(지역지사)에서 일괄세탁한 후에 다시 가맹점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은 가맹점주의 편의과 품질의 일관성을 높게 유지시켰다. 세탁품목도 점차 늘리면서, 이불·운동화·넥타이·모자 등의 세탁도 서비스 중이다.

 

2021년 이범택은 29년 동안 성장시킨 크린토피아 지분 전부를 JKL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엑시트(1,900억원 가량)했다. 인수 이후 JKL파트너스는 가맹점 수와 매출이 크게 성장시켰다. 2023년 크린워시(호텔세탁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대량수요를 확보 가능한 B2B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했다. 2025년 8월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한 상태이며, 예상 기업가치는 6,000억원대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는 기업형 세탁시장은 배달(수거·배송 포함) 서비스를 바탕으로, 여러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배달이라는 컨셉은 가맹점 경로를 필요로 하지 않기에,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용절감 고민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암튼 성장성이 확실한 시장에서 경영전략·비용절감에 뛰어난 PE들이 기업가치를 끝없이 올려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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