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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 합병으로 성장하는, 메가박스

by Spacewizard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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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메가박스중앙(중앙그룹)과 롯데컬처웍스(롯데그룹)가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하는데, 이는 향후 국내 영화관시장이 합병법인과 CGV 간의 양강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선호했던 멀티플렉스가 있었을 것이다. 대학시절 토요일이면 친구와 CGV강변에서 조조할인을 즐겼고, 자가용이 생긴 후에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새벽영화를 즐겼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2008년 4월 댄인러브(Dan In Real Life)를 관람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인데, 와이프와 첫 데이트를 했던 공간이다. 긴장했던 나머지 영화내용을 포함한 몇 시간의 기억은 거의 없고, 헤어질 때 아파트 입구로 들여 보냈던 그녀의 뒷모습만 선명하게 남아 있다.

댄인러브(Dan In Real Life) 영화포스터

다들 2000년대 초중반 코엑스에서 영화를 본 기억이 많을텐데,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2004년 아시아 최고의 영화관으로 선정되었고, 2005년에는 관객수 619만명이라는 세계기록을 세웠다. 당시 국내 최대 크기의 스크린을 갖췄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세련된 이미지의 메가박스는 젊은 세대에게 신선한 이미지의 영화관이었다. 대학동기 중 한명은 전공과 무관한 메가박스에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도 했었는데, 코엑스 영화관에서 근무하던 친구를 보니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봤던 영화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다음과 같은데, 그저 개인적인 추억이다.

 

2005년 : 쿵푸허슬, 윔블던

2007년 : 미녀는 괴로워, 300

 

대우가 준비하고 동양이 오픈한, 메가박스

 

2025년 2월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콘텐트리중앙(중앙그룹 계열)의 주가는 8,000원 전후에서 1만원을 넘어섰다. 현재의 메가박스는 메가박스중앙(콘텐트리중앙 자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메가박스의 역사는 대우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대 후반 대우는 코엑스 아셈컨벤션센터에 메가플렉스(멀티플렉스 영화관) 개장을 준비했다가, 외환위기로 무산되었다. 1999년 동양그룹은 대우(무역부문)의 영화관사업을 인수하면서 메가박스씨네플렉스가 설립했고, 2000년 1호점(코엑스점)을 오픈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에 가까운 하드웨어 투자와 다양한 운영방식(멤버쉽·가격차별화 등)을 선보여서,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2001년 사위경영의 동양그룹은 다음과 같이 계열분리를 단행했는데, 이는 1998년 금융계열사의 부실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이뤄진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동양그룹 : 현재현(맏사위)

오리온그룹 : 담철곤(둘째 사위)

 

2003년 동양제과(메가박스씨네플렉스 모회사)의 사명을 오리온제과로 변경한 후, 2006년 메가박스씨네플렉스도 사명을 메가박스로 변경했다. 계열분리 이후 오리온은 미디어사업의 부진과 함께 투자 축소를 이어갔고, 메가박스의 수익성도 CGV와 롯데시네마의 약진에 밀리게 되었다. 결국 2007년 오리온그룹은 메가박스를 맥쿼리 컨소시엄에 매각했고, 2010년에는 온미디어(훗날 CJ E&M)을 CJ그룹에 매각했다. 오리온은 본업(식품업)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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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일의 배경, 로이스

 

메가박스는 개관 초기부터 로이스 시네플렉스(Loews Cineplex Entertainmen)의 것을 차용했는데, 이는 해외 합작사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이스 시네플렉스는 미국 최대의 극장체인 중의 하나였으며, 1904년 마커스 로우(Marcus Loew)가 창업한 로이스 극장(Loews Theatres)이 시초였다. 1998년 캐나다 시네플렉스 오디언(Cineplex Odeon, 1977년 설립)과 합병하면서, 로이스 시네플렉스가 탄생했다. 2005년 로이스 시네플렉스는 AMC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인수되었는데, 2001년에도 자금난으로 대량의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1920년 두빈스키(Dubinsky) 3형는 미국 캔자스시티(미주리주)에서 AMC(American Multi-Cinema)를 설립한 이후, 영화관 산업을 변호시켜 왔다. 1945년부터 드라이브인 영화관을 만들었고, 1963년 세계 최초의 멀티플렉스(multiplex, 한 건물 내 여러 개의 스크린) 극장로 평가받는 파크웨이 트윈극장을 개관했다. 1961년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으로 성장하면서, 2010년 AMC 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중앙에서 기회를 엿보는, 메가박스

 

2007년 미디어플렉스는 자회사 메가박스 지분을 맥쿼리펀드에게 매각했는데, 이 때 맥쿼리펀드가 설립한 SPC가 코리아국멀티플렉스인베스트먼트코퍼레이션(KMIC)였다. 하지만 맥커리펀드는 재매각에 집중한 나머지, 메가박스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후반 중앙일보는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꾀했는데, 신문으로는 수익성 제고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ISPlus(중앙일보 계열, 일간스포츠)이 씨너스 지분 47.5%를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씨너스는 2004년 설립된 복합영화 상영관 체인으로, 라틴어 씨너스(Cinus, 포도)와 같이 극장주들의 자본연합으로 설립되었다. 2011년 ISPlus는 씨너스·메가박스 간의 1:1 합병을 주도했고, 합병법인에 대한 다음의 지배구조를 확정했다.

 

ISPlus(훗날 제이콘텐트리) : 합병법인 지분 46.3%(경영권 확보)

맥쿼리펀드 : 합병법인 지분 50% - 1주(재무적 투자자)

여환주 : 합병법인 지분 3.7%

 

2011년 ISPlus는 사명을 제이콘텐트리로 변경했으며, 2012년 합병법인(메가박스씨너스)의 사명도 메가박스로 최종결정되었다. 합병 이후 제이콘텐트리는 지분율 46.3%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선매수권이 있었다. 여환주(당시 메가박스 대표) 지분 3.7%와 맥쿼리펀드 지분 50%에 대한 우선매수권이다. 2014년까지 맥쿼리펀드는 메가박스 지분 50%-1주를 중국자본이나 외국계PE에게 매각하려 했지만, 결국 2015년 맥쿼리펀드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제이콘텐트리와 SPA(주식매매계약, 2,600억원)을 체결하면서,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의 지분 100%를 가지게 되었다.

 

중앙일보그룹에 인수된 메가박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틈새시장를 공략하는데 힘썼는데, 아트나인(예술영화관)을 운영하고 공연실황(연주·발레·오페라)을 상영하기도 했다. 2016년 논현동(강남구)의 콘텐트리중앙 사옥으로 이전했고, 2017년 CI를 교체했다. 이 때 모든 직영관에 1관 이상의 필름소사이어티관(예술영화관)을 지정했다. 2018년 메가박스는 사명을 메가박스중앙으로 변경한 후, 2019년 메가박스 통합신사옥(신축)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신사옥은 서울숲역 인근 CJ대한통운 협진창고 부지를 개발한 것으로, 하층부는 영화관(성수점)을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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