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셀레스트라는 명동 뉴오리엔탈 호텔(서울 회현동)을 블루코브자산운용에 220억원에 매각했다고 하는데, 자금조달 구조는 에쿼티 60억원과 대출 160억원이다. 블루코브가 실물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닌, 호텔을 소유한 법인(주식회사 뉴오리엔탈호텔)의 지분을 인수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거래비용(취득세 등)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인허가 승계 등으로 거래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블루코브는 리모델링을 거친 후에 로그호텔그룹에게 위탁하여 캡슐·다인실 컨셉으로 운용할 계획으로, 로그호텔그룹은 명동 드립앤드랍 1호점(2024년)을 론칭한 바 있다. 타겟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의 숙박옵션을 찾는 젊은 여행객들이다. 요즘은 어플을 통해 가격비교와 함께 서비스의 질까지 확인이 가능한데, 너무 낮은 가격의 숙소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했다. 싼게 비지떡이다. 쾌적한 환경에 걸맞는 가격대를 제시하면 사업성은 충분해 보인다.
셀레스트라(구 클리노믹스)는 게놈(유전체) 기반 암·질병 조기진단 전문기업으로, 2024년 5월 극노화 클리닉 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 차원에서 호텔을 184.5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본업의 실적 부진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불가피하게 자산매각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의 위기에 처해 있다.
호텔에 집중하는 펀드, 블루코브
2019년 김승범(지분율 58.6%)은 블루코브자산운용은 설립했으며, COVID-19를 거치면서 호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18년 :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2,900억원, 현 그랜드조선 부산)
2020년 : 하얏트호텔 리젠시 제주(3,300억원, 현 파르나스 제주)
2023년 : 그랜드하얏트 서울(7,300억원)
2024년 : SM 강남사옥(1,200억원)
2025년 : 명동 뉴오리엔탈호텔(220억원)
신라스테이 동탄(900억원대, 우협 中)
노후화된 호텔을 리모델링하는 전략을 구사했는데, 젊은 고객층과 가족단위 고객 대상으로 특화된 호텔로 전환했다. SM강남사옥은 블랙스톤과 함께 인수하여, 호텔로 용도변경(리모델링)한 후에 위탁운영할 계획이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신타스테이(호텔신라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의 1호로, 2013년 준공되었다. 2013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시아자산운용으로부터 신라스테이 동탄을 인수한 후, 2019년 매각에 나섰으나 COVID-19 확산으로 리파이낸싱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2022년 1월 블루코브는 KH필룩스(인마크PE)와 그랜드하얏트 서울 매매계약(인수금액 7,300억원, 인수금융 3,500억원 포함)을 체결하였으나, 1년 가량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제이에스코퍼레이션와 인수 목적의 SPC(제이에스747)를 설립하면서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2023년 2월 계약금 400억원을 납부하게 된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블루코브 지분 10%를 취득하기도 했다.
블루코브는 그랜드하얏트 서울의 자금조달 실패를 경험 삼아, 포트폴리오 방향을 대형 호텔에서 중소형 호텔로 전환했을 수도 있다. 서울 내 중심상권의 중대형 호텔은 공급의 한계로 가격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기관투자자의 매입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소형호텔 시장은 자본지출의 기피로 인해 노후화가 심한 상태로, 기관투자자들의 자본지출을 통한 시설개선으로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짙은 오션뷰의 추억, 제주 하얏트
2010년 여름휴가 중에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 머문 적이 있는데, 독특한 실내설계·객실배치와 눈 앞에 펼쳐지는 오션뷰가 인상적이었다. 인근의 신라호텔·롯데호텔에 비해 색달해수욕장으로의 접근성을 다소 떨어졌지만, 오션뷰는 확실히 괜찮았었다. 개인적으로 동해안과 제주 남부의 오션뷰를 선호하지는 않는데, 깊은 수심으로 바다색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다만 하늘색의 바다에 비해 파도의 역동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 하다. 하얏트호텔그룹의 브랜드를 럭셔리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파크하얏트 : 최상위
그랜드하얏트 : 상위
하얏트리젠시 : 중상위
하얏트
기타 : 톰슨·안다즈·하얏트센트릭
2019년 8월 31일부로 아주호텔(아주그룹 산하)과 하얏트 간의 위탁경영 및 브랜드 제휴 계약이 종료되면서, 아주호텔은 독립 브랜드(더쇼어호텔 제주)로 이름을 변경하여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0년 블루코브는 아주호텔(아주그룹 산하)로부터 더쇼어호텔 제주(옛 하얏트 호텔 리젠시 제주)를 인수하여, 기존 호텔건물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함과 동시에 바로 옆에 1개동의 신관을 신축했다. 블루코브·파르나스호텔은 2022년 7월부터 17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은 후, 2022년 파르나스 호텔 제주로 재개장했다. 시그니처는 110m에 달하는 인티니티풀이다.
하지만 2025년 2월 블루코브자산운용은 파르나스 호텔 제주 매각자문사를 선정하여, 이는 경영여건의 문제라기 보다는 펀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다행히도 COVID-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텔업황이 회복되어 자산가치가 높게 유지되는 시점이라 매각의 적기로 판단한 듯하다.
파르나스의 2대주주, 한국무역협회
1985년 11월 LG그룹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출자하여 한무개발(훗날 파르나스호텔)을 설립되었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본부호텔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훗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을 부분 개관했다. 1992년 한무개발은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2005년 GS그룹 계열(GS건설 자회사)가 되었다. 이후 GS건설은 한무개발의 의 자금조달(IPO·자산유동화)를 검토했으나, 2대주주인 한국무역협회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2009년 파르나스호텔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1년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의 호텔명도 변경했다. 파르나스(PARNAS)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사는 파르나소스(Parnassus)산에서 유래되었는데, 고객에게 신비롭고 설레는 성지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12년 파르나스호텔은 사업확장을 위해 피앤에쓰(자회사)를 설립한 후, 피앤에쓰를 통해 나인트리(자체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를 론칭했다. 나인트리 호텔은 피앤에쓰가 건물 소유주(자산운용사)와 장기임차계약을 맺고 위탁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5년 GS건설이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를 7,600억원에 GS리테일에게 매각했는데, 이 때 GS건설이 거둔 매각차익은 2,900억원 가량이다. 당시 GS건설은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파르나스호텔은 COVID-19 이후 국내 호텔업계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GS리테일 전체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차지했었다. 2024년 6월 GS리테일은 파르나스호텔을 다음과 같이 분리하는 인적분할안을 공시했으며, 다음달 7월 분할신설예정법인(파르나스홀딩스, 현 GSP&L)가 상장예심을 통과했다.
존손법인(GS리테일) : 유통사업
신설법인(GS피앤엘) : 호텔사업(자회사 파르나스호텔·후레쉬미트)
GS그룹은 구조조정(인적분할)을 복잡했던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호텔사업의 확장성·잠재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의지를 드러냈다. 2024년 12월 출범한 GS피앤엘은 중간지주회사(호텔사업 컨트롤타워)로, 호텔 리뉴얼·위탁운영 확대, 신사업(식자재 가공, 상업시설 운영, 시니어하우징, 공유주거 등) 진출 등을 전담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상업시설(파르나스몰)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구사할지 궁금하다.
2024년 파르나스호텔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IHG그룹(인터컨티넨탈 브랜드)와의 협업을 종료하고, 메리어트인터내셔널(웨스틴 브랜드)과 새로운 협업을 했다. 1999년 개관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서울 삼성동)는 1,000억원 가량의 전면 리모델링을 거친 후, 2025년 9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2024년 9월 파르나스호텔은 호텔 내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에플로어(efflore, 하이엔드 플라워 브랜드)를 론칭했다. 향후 GS피앤엘의 파르나스가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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