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

[경제] 환상을 유지해야 하는, 롤렉스

by Spacewizard 2026. 9. 26.
반응형

시계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산업의 판도를 뒤집는 2번의 혁명(파동)이 있었다.

 

쿼츠파동(1969년)

애플워치 등장(2015년)

 

수백 년 역사를 지배해 온 스위스 기계식 시계산업은 배터리의 정확성에 의해 붕괴 직전까지 갔다. 1969년 크리스마스 세이코(Seiko)는 아스트론(Astron)을 출시했는데, 세계 최초의 쿼츠 손목시계였다. 태엽을 감을 필요 없이도 오차는 한 달에 수초 이내였고, 대량생산으로 가격도 저렴했다. 시계는 더 이상 자산(사치품)이 아닌 공산품이었고, 당시 스위스 시계업체의 절반 이상이 파산했다. 스위스는 스워치(Swatch, 저가형 패션쿼츠) 출시를 통해 시장방어에 나섰고, 기계식 시계를 예술품 및 하이엔드 명품으로 재정의했다. 

 

2015년 애플(Apple)이 애플워치를 출시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을 열었는데, 시계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닌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진화했다. 스파트폰의 기능을 인체(손목) 위로 가져 왔고, 2019년 애플워치 판매량이 스위스 시계산업 전체 수출량을 초과했다. 일상적인 시계시장의 주도권은 스마트워치로 넘어 왔고, 하이엔드 명품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이엔드 시계명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베블런재(Veblen goods, 과시적 상품)로,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했다. 2017년 이후 롤렉스 리셀가(중고가격)은 계속 상승하면서 투자자산의 하나로 인식되었고, 2020년대 들어 럭셔리 브랜드는 연 N차례 가격을 인상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롤렉스 중고가격 상승세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는데, 이는 최상위급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꾸준히 인상하는 리테일가(공식 판매가격)와 달리 리셀가는 하락하는 것으로, 이러한 탈동조화는 롤렉스에 대한 초과수요(투기수요)가 축소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국은 왠만한 럭셔리 제품(의류·핸드백·시계 등)을 완벽히 카피하는 기술을 갖춰가면서, 전문가도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 슈퍼클론(완벽한 가품)은 롤렉스의 디테일(세라믹·베젤·색상·소재·무브먼트 등)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데, 2020년 이후 적발된 명품시계 위조품 중에서 롤렉스가 단연 1위라고 한다.

 

2023년 발생한 <롤렉스 코리아 스캔들>은 브랜드 신뢰도를 크게 실추시켰다. 롤렉스 코리아 서비스센터가 한 소비자의 빈티지 롤렉스 다이얼을 가품으로 판정했으나, 스위스 본사가 진품으로 인정한 것이다. 자사제품의 진품 여부를 판별하지 못한 것에 그치지 않고, 수리 과정에서 진품 다이얼을 영구손상시켰다. 이러한 실수를 덮기 위해 손상이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거짓해명까지 내 놓았다. <럭셔리 프레이밍>은 스토리텔링은 통해 신분상승의 환상을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롤렉스의 가치는 기능이 아닌 허영(환상)에 있다. 브랜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소비자는 터무니 없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