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도시

[지구] 인류의 공포기억, 대홍수

by Spacewizard 2026. 8. 10.
반응형

여러 민족의 설화에서 빠지지 않는 컨텐츠가 대홍수인데, 전 세계 250개 이상의 민족에게서 홍수설화를 발견된다고 한다. 설화의 패턴은 유사하다. 인간의 타락에 대한 신이 분노했고, 인류를 구원할 선택받은 소수가 방주(거대한 배)나 높은 산으로의 대피하여 살아 남게 된다는 것이다. 문자가 없던 시절, 인류는 대홍수로 터전을 잃거나 대이동을 해야 했던 공포기억을 구전으로 전해야 했을 수 있다. 7만~1.2만 년 전은 마지막 빙하기(Last Glacial Period)로 불리며, 구석기 인류는 마지막 빙하기의 낮아진 해수면을 이용하여 전 세계로 대이동을 감행했다. 260만 년 전부터 시작된 구석기시대를 3등분하면, 4만~1.2만 년이 후기 구석기시대이다. 2만 년 LGM(Last Glacial Maximum, 해수면이 가장 낮았던 정점)을 전후해 가장 활발한 이동이 일어났다.

 

7만~6만 년 전 : 아프리카 탈출의 시작
5만 년 전 : 남방경로를 통해 순다대륙·사훌대륙 도달
4만 년 전 : 유라시아 전역 확산
2만~1.5만 년 전 : 아메리카 진입

 

호모 사피엔스는 낮아진 홍해(밥엘만데브 해협)를 건너 아라비아반도로 본격적인 대이동을 시작했다. 당시 순다대륙(Sundaland)는 동남아시아 여러 섬(말레이반도·수마트라·자바·보르네오섬 등)이 하나의 육지형태로 있었다. 인류는 순다대륙를 지나, 당시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던 사훌대륙((Sahul, 호주·뉴기니)까지 쉽게 이동했다. LGM 시기에 1,500km 가량의 베링육교(Beringia)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베리아 인류가 알래스카를 지나 아메리카대륙으로 진입했다.

 

1.2만 년 전부터 지구의 기온이 다시 오르면서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물가(민물가·해안가)의 평야에 모여 살았던 인류는 해수면이 120m 가량 상승하는 1만여 년 동안 수 많은 수몰 과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해수면 상승은 수만 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났지만, 빙하호수가 터지거나 지각변동이 겹치며 인류의 기억에 각인될 만한 초대형 범람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전 글 <지겹도록 비가 내렸던, 카르니아절>에서 언급한 초장기 장마와는 달리, 일시적 트리거에 의한 범람이었을 것이다.

 

흑해대홍수 사건는 성경(노아의 방주)이나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속 홍수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7,600여년 전 빙하가 녹아 지중해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보스포루스 해협이 둑 무너져 내리듯 붕괴되었다. 이 때 거대한 바닷물이 당시 담수호(흑해)로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가면서 거대한 땅이 잠겼다. 또한 빙하기 시절 페르시아만은 강이 흐르는 비옥한 분지(평원)였지만,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인도양의 해수가 페르시아만에 밀려들었다. 페스시아만에 살던 인류는 북쪽(메소포타미아 평원)으로 피난해야 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