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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투자

[금융] 한 번 제대로 맞춘 의사, 버리

by Spacewizard 2026.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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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쇼트(The Big Short)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여 큰 수익을 올린 주인공을 다루고 있는데, 그 실존인물이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이다. 투자와 관련된 뻔한 결론의 영화라 다소 가벼운 느낌이었는데도, 캐스팅(크리스찬 베일,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이 화려하여 의외였던 영화였다. 

 

2025년 11월 초 마이클 버리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미치는 나비효과가 파괴적이었다. 팔란티어를 비롯한 빅테크의 주가를 급락시킨 다음 날, 코스피 지수도 5%대 폭락을 맞이 했었다.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은 2025년 3분기 보고서에서 팔란티어·앤비디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을 대량으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풋옵션(put option)은 특정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는 방향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으로,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쿠폰)이다. 최근 버리는 다음의 메시지를 남기면서, 주식시장의 거품을 경고했었다.

 

때로는 거품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승리전략이다

버리는 스스로의 명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시장에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AI발 빅테크들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아지는 분위기에서, 버리가 트리거를 당겼다. 물론 버리가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일시적인 조정의 빌미일 가능성도 있다.

 

거품을 읽어 낸 의사, 버리

 

UCLA를 졸업한 버리는 의학전문대학원(밴더빌트)를 졸업한 후, 신경외과 레지던트(스탠퍼드)로 근무했었다. 2000년 버리는 사이언 캐피탈(Scion Capital, 헤지펀드)을 설립·운영했는데, 닷컴버블 붕괴 및 9·11 테러 분위기 속에서도 2001년 좋은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스스로가 의사보다는 투자 쪽에 재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듯 하다.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되자, 돈은 부동산(연관대출 포함)으로 몰려가면서 5년 동안 주택시장 거품을 만들어 갔다. 거품이 꺼지면, 돈은 또 다른 곳으로 몰려가서 거품을 만드는 것이 자본시장의 생리다. 이 때의 거품은 금융공학적으로 설계됨에 따라, 눈치 챌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소수의 우량채권과 다량의 부실채권을 섞어서, 그럴싸한 이름의 채권패키지(MBS·CDO)가 생산되었다. 2005년부터 버리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과 MBS(부동산 담보부 증권)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고, 이를 기반으로 CDO(자산담보부증권)에 대한 CDS를 대량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다. 

 

당시 금융시장·정책당국은 MBS에 대한 안전불감증에 젖은 틈을 타서, 리스크를 직시한 버리가 빅쇼트(대규모 공매도)를 한 것이다. 버리가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던 위험을 발견했던 배경에는 데이터 분석과 부동산 시장조사가 있었다. 사실 버리의 전략은 많은 이들이 실행을 할 수 있지만, 파생상품에 내재된 리스크로 인해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다.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용(시간가치)가 녹아 내리기 때문에, 완벽한 타이밍에 포지션을 구축해야 한다.

 

이 어려운 일은 버리가 해냈기에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운 좋게 1번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실제 버리는 금융위기 이후 숏 베팅을 주로 했으나, 시장이 예상대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버리를 보면, 현재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부동산 폭락론자와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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