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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진화] 고칼로리 생존전략, 알코올

by Spacewizard 202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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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럼핑(scrumping)떨어진 과일을 줍거나 몰래 먹는 행동을 의미한다. 과거 침팬지가 발효된 야자수 수액(알코올 농도 3.1~6.9%)을 반복적으로 마시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있었지만, 사람처럼 무리지어 의도적으로 알코올을 마시는 모습이 포착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2025년 4월 칸탄헤즈 국립공원(아프리카 기니비사우)에서 야생 침팬지들이 알코올(자연발효)이 함유된 과일(아프리카 빵나무 열매)를 나눠먹는 모습이 포착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알코올 농도(최대 0.61%)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주식을 과일로 한다는 점에서 섭취한 총 알코올량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인류생존에 필요했던 진화, 분해효소

 

인간의 조상은 1,000만년 전부터 알코올 분해효소(ADH4)가 급격히 진화했다는 연구가 있는데, 당시 기후변화로 인해 숲이 사바나로 변화하던 시점이었다. 이전 글 <수컷을 곁으로 이끈, 친자확인>에서 700만년 전 침팬지에서 분리된 직립보행종이 캐노피에서 내려오게 되는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우림이 사바나로 변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언급했었다. 땅으로 내려온 영장류가 마주한 것은 낙과(落果)였으며, 상당수는 썩거나 발효된 상태였다. 인간·원숭이의 공통조상은 알코올 향이 나는 무르익은 과일이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며, 생존을 위해 스크럼핑을 하게 된다. 알코올에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 남으면서 자연스럽게 알코올 분해능력이 진화했을 것이다.

 

발효과일을 먹기 시작한 인류에게 ADH4 중에서도 특정변이(A294V)가 등장했고, 마지막 공통조상은 알코올 분해능력이 40배 가량 증가했다. 동물들이 취해서 비틀거리는 장면을 보고 알코올에 우연히 노출된 결과라고 여겼던 때도 있었지만, 알코올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의도적인 술자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음주는 뇌로 하여금 행복감과 이완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도파민·엔돌핀)을 분비하게 하는데, 술자리가 사회적 유대감을 키우는 이유이다. 즉 발효열매를 나눠먹기 시작한 종은 사회성이 높았으며, 결국 마지막까지 생존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살아남거나 성공하기 위해, 상사나 거래처와 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오래 전부터 유전자에 새겨져 온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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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이전부터 마셨던,

 

인간은 오래 전부터 다음 3가지 종류의 술을 마셔왔다.

 

벌꿀주

맥주

포도주

 

다만 위 주종은 알코올 함량이 약한 탓에, 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을 마셔야 했다. 석기시대 원시인들은 동굴 속에서 벌꿀주를 마셨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2018년 라케페트 동굴(이스라엘)에서 약 1.3만년 전의 돌절구가 발견되었는데, 그 속에는 곡물(보리·귀리)과 콩과식물의 전분이 수분과 함께 발효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는 문명 이전에 이미 인간을 술(맥주)을 만들 수 있었음을 말해 준다. 인류문명의 시작은 정착생활(농경·목축)이 이뤄지면서 도시·국가를 형성한 시점으로 보며, 이는 5,500만년 전(신석기 말기 ~ 청동기 초기)이다. 인류 최초의 문명은 수메르 문명(BC 3,500년)으로, 메소포타미아 지역(현 이라크 일대)에서 생겨났다.

 

필요 이상으로 넘치는, 알코올

 

발효과일에서 섭취한 알코올은 쾌락보다는 생존을 위한 고칼로리 에너지원이었지만, 문명이 발전하면서 과도한 알코올을 생산·섭취하게 된다. 유전자가 감당하기 힘든 알코올이 인체를 휘젖고 다니면서,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알코올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치는 이유는 BBB를 직접 통과하기 때문인데, 술이 목을 넘어가고 얼마 있지 않아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8세기 경 제버(아랍인)가 원래의 포도주보다 더 강한 응집물을 얻기 위해 주정 제조과정을 고안했고, 그 결과로 얻은 증류수를 알코올이라 불렀다. 알코올(alcohol)아랍어 알쿠흘(al-kuḥl, 미세가루)에서 유래했으며, 이후 증류 과정을 통해 얻은 정제물을 의미하게 된다. 이후 500년이 지난 13세기 경 빌뇌브(프랑스인)가 제버의 제조법을 다시 발견했고, 이렇게 얻게 된 알코올을 생명수 내지 만병통치약이라 했다. 청춘유지·생명연장은 물론 불쾌감을 없애준다고 여겨졌기에 생명수로 불린 것이고, 사실상 약으로 인식했다.

 

이 알코올은 브랜디(Brandy)로 알려지게 되는데, 이는 네덜란드어 brandewijn(burnt wine, 불에 태운 와인)에서 유래했다. 14~16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유럽 곳곳으로 브랜디를 전파하게 되는데, 운송·보존에 유리했던 브랜디는 수급이 급증하게 된다. 브랜디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8세기 개발된 꼬냑(Cognac)으로, 꼬냑지방(프랑스)만 자라는 포도로 만들어졌다. 꼬냑지방 외의 브랜디는 다양한 과일(복숭아·딸기·사과 등)으로 만들어졌다.

 

1650년에는 실비우스(네덜란드)는 맥주 양조용 실험에서 특수한 증류액를 얻게 되었고, (gin)은 이 증류수에 다양한 향신료·허브를 가미한 것이다. 진에 사용되는 향신료에는 주니퍼 베리(노간주나무 열매), 고수, 감초, 오렌지 껍질 등이 있다. 진은 러시아로 들어가서 보드카가 되었다. 위스키는 생산지역에 따라 원료와 제조과정의 차이로 색다른 향기와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데, 전통적인 위스키는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쉬 위스키

케네디언 위스키

 

이전 글 <시바스의 리갈 헤리티지, 로얄살루트>에서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ty)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된 위스키로, 발아된 맥아 내지 여러 곡식들을 발효·증류한 뒤 오크통에 숙성시킨 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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