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538년(내지 552년) 백제 성왕이 일본에 불상·경전을 전하면서 불교가 전해졌는데, 초기에는 신도(神道, 일본 토착신앙)와의 갈등이 심했었다. 신도는 일본 고대 토착신앙(자연숭배·조상숭배·애니미즘 등)에 기반하는데, 애니미즘은 모든 자연현상과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신도에는 공식적인 교조나 경전이 없으며, 여러 신령(神, 가미)을 숭배한다.
아스카 시대에는 쇼토쿠 태자가 불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았고, 귀족가문(소가씨 등)의 후원을 받아 불교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라 시대에는 불교가 국가적인 신앙체계로 자리 잡았으며, 헤이안 시대에는 다양한 종파·신사가 창건되었다. 이 때 견당사로 당나라에 유학했던 승려들의 역할이 컸다. 가마쿠라 시대에는 사무라이(무사) 계급의 대두와 함께 민중불교(선종·정토종 등)가 형성되면서, 불교가 대중화되었다.
일본불교는 신도와 상호 보완·융합하며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러한 신불습합(神仏習合) 관계는 일상생활과 의례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국불교는 주로 조계종(선종)을 중심으로 참선과 무위자연의 정신을 핵심으로 한다. 반면 일본불교는 진언종(밀교)이 특히 발달하여, 신도와의 융합과 신비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신도에서 다음의 종교가 파생되기도 했다.
교파(教派)신도 : 전통 계승한 13개 분파
신도계신종교 : 독자적 성격의 창시종교
신을 모시는 공간, 신사
신사(神社, 대사·신궁)는 신도의 종교시설로, 여러 신들이 머문다고 여기는 장소이다. 신사는 일본 전통문화과 정신세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공간으로, 다음과 같이 자연·조상·국가의 신들을 숭배하는 곳이다.
이세 신궁 : 아마테라스 오미카미
후시미 이나리 신사 : 이나리(농업·상업의 신)
니코 토쇼구 신사 : 도쿠가와 이에야스
메이지 신사 : 메이지 천황
야스쿠니 신사 : 순국자
각 지역 신사에서 주관하는 축제(마쓰리)와 제례를 통해 현세의 건강·풍요, 공동체와 개인의 조화, 신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메이지유신 이후 신도는 국가천황 중심의 국가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일본 내 약 8~9만 개 이상의 신사가 존재한다.
1869년 도쿄초온사가 건립되었는데, 이는 메이지 천황의 명령으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몰자를 기리기 위함이었다. 10년 후인 1879년 신사명을 야스쿠니(靖國, 나라를 평안하게 함)로 개칭했는데, 이는 중국고서 좌씨전에서 유래했다. 야스쿠니 신사(도쿄도 지요다구)는 약 246만명의 전사자들을 모시고 있는데, 막부 말기 내전부터 메이지 유신, 제국주의 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사망한 이들이다.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을 탄압하던 일본군도 포함되어 있으며, 1978년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되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지도층들이 자주 찾는 정치적인 공간으로, 전쟁을 미화하는 공간으로 비춰지면서 외교적 마찰의 발단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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