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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투자

[기업] 잊혀진 것을 되살린, 부창제과

by Spacewizard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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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제과가 배우 이장우를 모델로 한 마케팅과 성심당 전략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24년 10월 부창제과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B1)에 1호점을 오픈할 당시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유명세를 치렀는데, 오픈시간 2시간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여 대기시간이 약 4시간을 넘었었다. 준비한 물량은 단 3시간 만에 모두 소진되었다. 이후 부창제과의 입점현황은 다음과 같다.
 
2호점(신세계백화점 대구점) : 2024년 12월
3호점(스타필드 수원점) : 2025년 2월
4호점(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 2025년 3월
5호점(신세계백화점 대전점) : 2025년 4월

1호점 포스터(좌), 부창제과 로고(우)

대구 2호점에서는 백화점 내 명품브랜드의 매출을 뛰어 넘은데 이어, 부산 4호점에서도 엄청난 매출을 보였다. 2025년 5월 부창제과 4호점(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18~20백만원(평당 2백만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명품매장의 평당 매출(1~1.5백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부창제과는 5종류(팥앙금·우유니소금·흑임자·완두배기·인절미) 호두과자를 판매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우유니소금과 완두배기가 먹을 만 했다. 줄이 아무리 길어도, 대부분 호두과자만 픽업하는 손님들이라서 순서가 빨리 돌아오는 편이다. 천안휴게소 호두과자 매니아로서, 마케팅 요소를 걷어 내면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게 느껴진다. 여러 유니콘 음식들이 그러하듯, 한번 정도 먹어볼 만한 수준이었지만, 아이템보다 콘텐츠가 중요한 현재의 요식업계에서는 마케팅이 얼마나 큰 무형자산인가.;
 
제과업계 성공전략이 된, 성심당
 
성심당은 전국 제과제빵업계의 롤모델이 되었으며, 부창제과도 성심당의 성공전략을 바탕으로 철저한 사업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을 넘어서서, 하나의 광역(대전)을 대표하는 지역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는 교통(도로·철도)의 중심지라는 지리·입지적 영향도 컸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제품(튀김소보로·부추빵·시루케이크 등)의 희소성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다 가성비까지 우수하니.
 
대전을 방문하면 성심당을 찾는 것이 관례화된 상황에서도, 품질과 고객경험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면서 직영점만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은행동에 시루를 사러 갈때면, 일행을 내려주고 은행동 주변은 2~3바퀴를 돌게 된다. 이러한 뺑뺑이와 길게 늘어선 대기줄은 어느 순간 (맛 볼) 가치있는 행위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전 글 <일제가 들여온 주전부리, 빵집>에서 언급한 70여년 전 성심당의 시작은 시간이 흐를수록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사라졌다가 부활한, 부창제과
 
1963년 경주에서 시작된 부창제과는 빵 외에도 호두과자·옛날과자를 판매하던 제과점으로, 1990년대 폐업했다. 이전 글 <일제가 들여온 주전부리, 빵집>에서 한국전쟁 이후 전성기를 누렸던 전통적인 지역빵집들은 1980년대 들어 패스트푸드에 밀리기 시작하였고, 1990년대 들어서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세에 힘없이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2024년 이경원(창업주 외손자, FG 대표)는 배우 이장우와 협력하여, 외가댁의 브랜드를 30년 만에 부활시켰다. 가게 내부에는 과거의 가게 사진과 포스터, 그리고 다양한 소품(호두·모형)을 활용하여 레트로 감성을 강조했다. 부창제과의 공간정체성은 경주가 아닌, 지리적인 제약을 넘어선 신세계가 아닐까 한다. 신세계의 세계관 내에서 부창제과는 고객경험을 최대한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FG(Food Generation)는 음식 관련 콘텐츠와 외식브랜드를 개발하는 푸드콘텐츠기업으로, 다양한 유명인·크리에이터와의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FG는 산적TV 밥굽남(유튜버)과 협업하여 강호연파(샤브샤브)를 런칭했다. 2024년 FG는 KBS 예능 팝업상륙작전을 공동기획하면서, 해외 현지 맛집 섭외와 팝업스토어 기획·운영에 이르는 전반적인 실무를 담당했었다고 한다.
 
여러 재능을 타고 난, 이장우
 
이장우가 FG와 콜라보로 부창제과를 론칭한 것은 단순히 연예인 마케팅의 일환이 아니며, 스스로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장우는 17세의 나이에 배우로 데뷔했는데, 주로 일일드라마에서 출연하면서 배우 이미지를 구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노래에도 소질이 있던 이장우는 2009년 가수(트웬티포세븐), 2019년 뮤지컬배우(영웅본색)로 데뷔했다. 4살 위인 환희(플라이투더스카이)와는 이종사촌 지간이며, 이장우의 어머니도 1970년대 가수 출신이라고 하니, 모계의 음악적 재능이 있어 보인다. 역시 연예인의 인물·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90%라고 생각된다.
 
이장우는 타고난 재능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는 스타일로 보이는데, 배우·가수를 넘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관련한 외식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어느 순간 이장우는 날렵했던 턱선과 몸매를 버리고, 후덕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서면서 미식가·대식가의 이미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다양한 별명(맛장우·맛잘알·팜유왕자)를 얻게 된다. 2022년 이장우는 호랑이(스타트업, 전우석 대표)을 설립하였고, 이 회사를 통해 다음의 외식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우불식당 : 우동 전문
석촌 : 순댓국 전문
가래 : 일본식 카레 전문
 
편의점과의 콜라보를 통한 마케팅도 성공했는데,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세븐셀렉트 우불식당 즉석우동이 출시 2달 만에 50만개가 판매되었다. 역시 자영업을 하더라도, 영민한 연예인이 주도하면 거의 사업 수준으로 올라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 이장우는 사업 초기 기획단계부터 참여하면서, 호두과자 개발(반죽·앙금 등)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한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베트남 등에서 호두과자의 도전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업을 넘나드는 입장에서 비즈니스 방면에서는 최소한의 자질과 도덕성을 갖추길 기대하는데, 이는 IPO 이후의 백종원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은 예능이 아니기에, 어설픈 인기에 영합하여 접근했다가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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