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10개의 기운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오행을 음양으로 나눈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사주에는 8개의 기운만 있으며, 심지어 중복되는 기운도 많다. 사주에 8개의 기운이 조화롭게 놓인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2개가 부족하다. 그래서 성명 내지 풍수지리를 2개의 기운을 보충하려 노력한다. 하나의 오행에 치우친 사주가 많은데, 이 경우 없던 오행이 행운으로 들어오면 갑자기 새로운 관심이 생겨날 수 있다.
가령 금(金)이 없는 사람에게 금의 대운이 온다면 인생에서 큰 변화가 시작되는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든지,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정의를 찾기도 한다. 금은 강한 힘(절삭력·완력)을 지니고 있기에, 그 힘을 이용하여 두각을 드러내려는 성정이다. 하지만 화처럼 스스로 뽐내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면 금은 주변을 제압할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 사용한 힘은 결국 나한테 돌아오게 되니, 그 힘을 잘 조절해야 한다. 운명은 결국 조화·균형·사이클이 본질이며, 에너지와 길흉에 대한 사이클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의 사이클, 십이운성
십이운성(十二運星)은 천간이 지지를 만났을 때의 상태(에너지의 변화·강약·흐름)를 12단계로 구분한 것으로, 이를 포태법(胞胎法)이라고도 한다. 십이운성은 좁게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넓게는 우주의 윤회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십이운성은 천간(일간)을 기준으로 하며, 다음과 같다.
절(絶) : 완전한 소멸(다음 생명의 준비)
태(胎) : 잉태
양(養) : 태내
장생(長生) : 출생·유아기
목욕(沐浴) : 유년기(순수하고 애교가 많음)
관대(冠帶) : 소년기(자립하기에는 미숙함)
건록(乾祿) : 청년기(자립할 힘)
제왕(帝旺) : 인생의 절정(최고의 기운)
쇠(衰) : 장년기(기운 감소)
병(病) : 중년기(기운 쇠약)
사(死) : 노년기(기운 소멸)
묘(墓) : 사후(에너지 응축)
십이운성은 건록을 기준으로 외우는 것이 쉬운데, 천간의 토을 제외하고는 천간·지지의 음양오행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음간의 십이운성은 반대로 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길흉의 사이클, 십이신살
십이신살(十二神殺)은 행운의 시기를 알려주는 길흉의 신살(神殺) 체계로, 일지(日支)를 감싸는 기운을 의미한다. 십이신살의 바탕에는 십이운성·지지삼합이 있기에, 반드시 이론적인 이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십이운성이 천간(일간)을 기준으로 지지를 읽는 반면, 십이신살은 지지(연지, 띠)를 기준으로 지지를 읽는다. 십이신살이 지지·지지로 나타난다고 하여 천간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며, 결국 십이신살도 천간·지지의 관계이다.
겁살(劫殺) : 겁탈
재살(災殺) : 재앙(배신)
천살(天殺) : 하늘을 원망
지살(地殺)
연살(年殺)
월살(月殺)
망신살(亡身殺)
장성살(將星殺) : 전성기의 시작
반안살(攀鞍殺) : 전성기
역마살(驛馬殺) : 혼란기
육해살(六害殺) : 고난의 시작, 6개의 해
화개살(華蓋殺) : 나를 숨겨야 함
십이신살은 지살로 외우는 것이 좋은데, 지살이 삼합의 왕지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회를 누리는 망신살·장성살·반안살은 오행의 방합과 일치한다는 부분을 알면 더 쉽게 파악이 된다.
전성기 이후에는 여기저기를 떠도는 역마살이 오는데, 역마는 정상에서 내려와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역마는 혼란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성공한 분야에서 계속 있을지와 새로운 영역으로의 변화를 추구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마살 이후에는 5개 단계의 고난의 행군이 진행되고, 이를 거친 후에 도약의 기회가 온다.
지살은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에 의해 새로운 도전·제안을 받게 된다. 역마살은 자의적으로 변화를 꿈꾸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점에서 지살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연살에는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며 조금씩 레벨업을 하는데, 그 다음 귀인(월살, 은은한 달빛)이 들어와서 성공으로 이끌어준다. 망신살은 흔히 알려진 바와 다르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기회를 가져다 준다.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망신을 당할 수도 있지만, 얻는 것도 만만치 않다. 망실살로 쌓은 인맥으로 장성살을 맞이한다.
이전 글 <불완전한 사주에 필요한, 용신>에서 신살은 그 자체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사주통변에서 십이신살을 활용하지 않기도 한다고 언급했었다. 사주통변은 조후를 먼저 파악한 다음, 생극제화로 접근해야 한다. 신살 내지 십이신살을 앞세우는 경우에 뭔가 안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극제화로만 사주를 논하는 경우에도 곳곳에서 막히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니, 십이신살에 대한 내공을 좀 더 키운다면 길흉의 조짐에 대한 풍부한 통변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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