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온이 영상 10도씨 이상을 유지하면서,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었다. 바람 많은 봄인 만큼 의류에 신경을 좀 써야만, 기온의 영향을 덜 받는다. 1부 라운딩이라면 가벼운 니트와 함께 바람막이를 준비했다가, 몸에 열이 좀 올라오면 벗도록 하는 것이 좋다. 페어웨이를 걷다가 중간중간 새잎이 돋은 산세를 바라보면, 갓 백일 지난 애기를 계속 바라보게 되듯이 흐믓해진다. 한여름·한겨울 라운딩은 가급적 자제하기로 한 이상, 장마철까지 분주하게 잔디내음을 맡아야 한다.
숨은 근육으로 방지하는, 오버스윙
아마추어의 가장 큰 고민은 오버스윙일 것이다. 왠지 샤프트를 크게 돌려야지만, 더 큰 회전력(구심력·원심력)이 임팩트에 전달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고, 골프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궤도를 잘 타는 것이다. 회전력에만 신경을 집중한 나머지, 양팔꿈치·양손목을 꺾는 순간 스윗스팟은 물 건너 가게 된다.
이전 글 <올리지 말고 올려야 하는, 골프>에서 오른팔꿈치가 가슴 앞에 와야 한다고 언급했었는데, 이는 오버스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오른팔꿈치가 몸 뒤로 빠지지 않게 단도리하는 것이 우선이며, 테이크어웨이가 끝나는 오른쪽 45도 위치에서 오른전완을 외전하면서 오른팔꿈치를 몸 안쪽에 잡아둬야 한다. 그 다음의 백스윙 동작에서 손목·팔·어깨로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왼광배근으로 클럽을 들어 올려야 한다. 근데 왼광배근을 움직인다는 것은 매우 많은 연습과 감각이 필요하다.
왼광배근에 대한 감이 오지 않는다면, 왼광배근과 연계되어 움직이는 부위를 탐색해 보는 것도 좋다. 바로 오른목이다. 흔히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듣게 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오른목 부위를 스트레칭하라는 것이다.
"백스윙에서 오른어깨가 머리에서 최대한 멀어져야 한다"
"공에서 눈을 떼지 말라"
이 말을 들은 후에 아마추어의 스윙을 관찰하면, 대부분의 스윙에서 오른어깨·오른목이 거의 붙어서 백스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목 부위를 시원하게 스트레칭하면, 자연스럽게 왼광배근이 작동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프로처럼 오른어깨가 몸 뒤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덤이다. 로리 맥길로이의 백스윙을 보면, 백스윙탑에서 오른목뼈가 선명히 드러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목을 강하게 저항하면서 오른어깨를 스트레칭하는 것이다.
오른팔이 펴지는 마법, 스플릿 핸드
어드레스에서는 왼손 손바닥과 오른손 손가락으로 그립을 잡는다고 했지만, 전환동작 이후의 다운스윙에서는 오른손 손바닥으로 그립을 전환해야 한다. 로리 맥길로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드릴 중의 하나가 스플릿 핸드(Split Hand)인데, 양손을 분리하여 클럽을 잡는 방식이다. 왼손·오른손을 각각 클럽 끝 부분과 샤프트 시작 지점에 위치시키면서, 수직낙하를 하는 것이다. 이 때 오른팔꿈치가 정면을 바라보는 효과가 확연히 나타난다.
스플릿 핸드를 실전에 적용할 때 핵심포인트는 오른손가락이 아닌 오른손목으로 그립을 덮는 것인데, 주상골(scaphoid bone, 손배뼈)가 튀어 나올 정도로 오른손목 힌징이 요구된다. 주상골을 무리하게 꺾으면,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드릴동작은 샤프트가 볼타겟라인과 일치하는 듯 보이지만, 이는 순간적인 모습이다. 볼타겟라인의 바깥쪽을 향해 샤프트를 내린다는 생각이 필요한데, 흔히 그립끝이 공을 작살로 찍는 듯 하라는 표현과 일맥상통한다.
백스윙·다운스윙 모두 양팔이 펼쳐진 채로 움직여야 하는데, 백스윙 과정에서 양팔이 펴지면 자연스럽게 다운스윙에서도 양팔이 펴진채 내려오게 된다. 테이크어웨이에서 왼팔오금이 하늘을 향한 채로 움직이면, 샤프트는 여전히 전방을 향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후 마법과도 같은 동작이 필요한데, 바로 오른손목 언코킹이다. 오른엄지로 그립을 누르는 순간 클럽헤드는 하늘을 향해 솟구치면서 궤도를 찾아가게 된다. 왼팔꿈치는 굽힐수록 이상구질(훅·슬라이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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