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이 하얀 설국으로 변했던게 지난 일주일 전이었는데, 어느덧 영상 20도씨 가량의 완연한 봄날이 찾아왔다. 골프장을 찾는 이들의 옷가지도 한층 가벼워졌지만, 동계에 쓰임새가 없었던 골프근육들은 무겁게만 느껴진다. 몇 주만 연습을 하지 않아도 몸은 스윙을 망각하며, 전에 없던 힘이 튀어나온다. 골프에서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격언은 몸에 기억된 스윙메커니즘을 다시 소환하는 시간을 짧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일단 채를 잡는 그립이 어색한데, 그립의 대원칙은 다음과 같다.
"왼손은 손바닥,
오른손은 손가락"
왼손은 손바닥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3개의 왼손가락 첫마디로 잡아야 내야 한다. 왼손가락 3개(중약소)와 오른손가락 3개(엄검중)이다. 양손을 최대한 분리한 채로 그립을 잡으면, 아이스하키채 잡는듯한 자세가 나온다. 이 상태로 샤프트를 타겟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 어느 순간 가볍게 헤드가 들리는 기분이 든다. 왼손바닥으로 누르고, 오른손가락으로 세우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 스웨이·막힘
백스윙의 궤도는 골퍼마다 각양각색이다. 백스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팔을 움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클럽헤드가 들려지는 것이 관건이다. 백스윙·다운스윙은 각각 스웨이·막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문제이다.
백스윙 : 꼬임 vs. 스웨이
다운스윙 : 열림 vs. 막힘
각 단계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깨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특정 시점에 양어깨를 올린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백스윙에서는 왼어깨를 올리고 다운스윙에서는 임팩트 후 오른어깨를 올린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어깨를 든다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일어날 것만 같지만, 시선이 공을 향하고 있는 한 정확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스파인앵글이 수직으로 세워지면서 부드럽게 회전(꼬임·열림)이 나올 수 있으니, 특히 임팩트 후에 왼벽에 충돌하기 전에 오른어깨를 드는 동작은 뒤땅·배치기·피니쉬를 고칠 수 있다. 과감한 연습으로 낙차가 점차 줄이면서 왼골반·왼어깨가 자연스럽게 열리게 만들어야 한다.
팔을 전혀 움직이지 않는, 백스윙
그런데 고민해 볼 것이 있다. 어깨를 잘 든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어깨라는 뼈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근육이며, 결국 광배근을 이용해야 한다. 광배근(闊背筋, 활배근)은 등에 있는 크고 평평한 근육으로, 팔 뒤에 있어서 양옆으로 뻗어 있다. 참고로 광배근은 대흉근·대퇴근과 함께, 인체의 가장 큰 3대 근육 중의 하나이다. 광배근을 이용하여 백스윙을 하다보면, 어깨는 자동으로 불쑥 솟아 오르며 오버스윙은 발생할 수도 없다.
광배근을 돌리면서 오른팔꿈치를 오른쪽 가슴 앞에 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른팔꿈치를 몸쪽으로 넣고자 한다면, 그 또한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을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다. 오른무릎을 이용해 오른골반을 내회전함으로써, 복근의 수축과 함께 몸통(가슴)이 온전히 꼬이도록 만들어 내야 한다. 오른팔꿈치의 위치는 가만히 있으면서, 오른 가슴이 오른 팔꿈치 앞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만 하면 팔을 들지도 않았는데, 클럽헤드가 하늘로 올라가 있는 기적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추가할 부분이 있는데, 최대한 클럽을 내 몸에서 멀리멀리 보내는 것이다. 그립이 몸(원의 중심)에서 멀리서 움직여야, 원심력·구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마추어에게 일어나는 모든 실수는 스윙 과정에서 형성된 찌그러진 원형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스윙 도중에 오른팔을 몸 밖으로 뻗어야 한다. 이전 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골프>에서 하프스윙 이후의 깊이(depth)는 오른팔꿈치가 아닌 오른전완을 몸 뒤로 최대한 멀게 하는 동작이라고 언급했었다.
땅에 심는 하체는 2단계(테이크어웨이와 백스윙)에 따라 달라진다.
테이크어웨이 : 왼발
백스윙 : 오른발
별 생각 없이 테이크어웨이를 하다보면 왼다리(특히 왼무릎)이 타겟반대방향으로 이끌려 가게 되는데, 이 때 왼무릎은 타겟 쪽으로 밀면서 왼발을 땅에 심는다. 다시 중심 잡힌 테이크어웨이를 한 후, 백스윙에서는 오른발을 심을 차례이다. 오른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는 종자골(sesamoid)인데, 이는 뒤꿈치를 들어서 까치발 자세를 할 때 땅에 닿는 엄지발가락 뒤쪽 부위이다. 어드레스에서부터 종자골에 압력점을 둔 후, 테이크어웨이가 끝나면 종자골·뒤꿈치를 동시에 딛으면서 오른전완을 밀어낸 것이다.
우회전하는 도중에, 좌회전
가끔 필드에서 헤매는 동반자에게 하는 조언이 있다.
"우회전처럼 보이는 백스윙
좌회전하는 느낌으로 해보세요"
테이크어웨이에서 백스윙을 이어지는 과정을 몸통 우회전이라고 한다면, 어깨·팔은 반대로 좌회전하려는 저항을 줘야 한다. 이는 어깨를 수평으로 돌린 후, 왼팔꿈치가 오른팔꿈치 아래로 파고들면 되는데, 다음의 순차가 필요하다.
수평(어깨) : depth(오른편 공간) 확보
수직(팔꿈치) : 샤프트 몸 앞
외전(왼전완) : 클럽헤드 무게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언은 왼전완을 외전시키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는 클럽헤드를 더 높이 올리면서 다운블로우 효과를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샤프트가 긴 채(드라이버·우드)는 외전은 생략해도 되는데, 이는 어퍼블로우로 쓸어서 스윙해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스윙을 어깨회전으로 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데, 어깨가 회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깨의 회전량이 클럽헤드의 회전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는 클럽헤드가 어깨선 위로 움직이며 헛도는 느낌의 스윙하는데, 이는 엎어치는 지름길이다. 해결책은 클럽헤드를 어깨선 아래에 두는 느낌으로 백스윙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그립위치가 최대한 몸쪽(최소한 어깨선까지)으로 들어와 있어야 한다. 어깨의 움직임 이상으로 그립·클럽헤드가 움직인다는 묵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일단 그립·헤드무게의 밸런싱을 잘못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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