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요일 오후 노트북을 열었는데, 익숙하지 않는 뻑뻑한 느낌이 엄습했다. 분명 2시간 전까지 부드럽게 열렸었는데. 노트북 상단을 살짝 올린 후에 안을 살펴보니, 왼쪽 힌지부분이 너덜거리면서 디스플레이 액정하단이 일그러져 있었다. 더 이상 상단을 펼쳤다가는 노트북이 망가지겠다 싶어서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덮고, 동네의 컴퓨터수리점을 찾아서 헤맸다. 2시간을 찾아 헤매었지만, 인터넷상에서 광고하고 있는 컴퓨터수리점들은 이미 수 년 전에 폐업한 상태였다. 컴퓨터수리점이 동네수요로는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그렇게 주말을 편히 보내고, 월요일 오후 강변 테크노마트 7층으로 갔다. 테크노마트 6층은 2년 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러 가기에 익숙했지만, 7층 컴퓨터 관련 업장은 처음 방문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년 전 구매한 노트북을 2번에 걸쳐 서비스를 받았다.
첫번째 서비스, 힌지수리
첫번째 진단은 예상대로 하판케이스 분리파손과 힌지파손으로, 노트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파손 중 하나라고 한다. 수 개월 전 저녁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노트북 가방을 떨어트린 적이 있었다. 노트북을 커버에 넣지 않고 다니다보니 꽤나 충격을 받았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멀쩡했다. 하지만 당시의 충격으로 미세한 크랙이 생겼던 것으로 보이며, 시간이 흘러 파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힌지(hinge, 경첩)는 2개의 고체물체를 연결하여 제한된 각도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계적 장치로, 노트북에서는 상판(디스플레이)와 하판(키보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힌지파손은 노트북 상단 개폐에 심각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장기간 방치했다가는 노트북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과거에도 하나의 노트북을 수 년 동안 사용했었지만, 노트북 힌지는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장치였다. 실제 노트북 사용자는 누구나 상판을 개페할 때 힌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근데 막상 힌지가 망가지니, 노트북은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그 만큼 소중히 다뤄야 하는 부품이었던 것이다.
힌지파손은 노트북 사용을 심리적으로 꺼려지게 했지만, 더 큰 걱정은 노트북 기능의 손상이었다. 힌지파손은 상·하판을 분리시키면서, 고정성을 약화시킨다. 고정성의 약화는 상판의 액정패널 간섭·손상과 하판의 내부부품 노출·손상과 통풍문제(과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인데, 상·하판을 연결하는 내부케이블(디스플레이케이블, 전원케이블, Wi-Fi케이블, 웹캠케이블 등)은 힌지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 어찌보면 상식적인 사실이지만, 관찰력이 부족했던 탓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할게 되었다.
노트북 하판을 분리하고 새힌지를 교체했으며, 경화작업이 들어가서 시간은 하루가 걸렸다. 힌지가 파손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노트북 개폐를 반복했다면, 액정이 손상되었을지도 모른다. 노트북 개폐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리비용은 15만원(인건비 포함)이었다.
연이은 서비스, SSD 교체
무지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것은 일상의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힌지교체에 만족하면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에 없던 멈춤현상이 생겨서 강제종료를 해야만 했다. 근데 더 큰 문제는 힌지를 교체한 당일 저녁에 노트북이 사용 중에 갑자기 꺼져 버렸다. 다시 전원버튼을 눌렀음에도 노트북이 켜지지 않아서, 어댑터를 연결했더니 그제서야 노트북이 켜졌다. 이상했던 점은 화면상 배터리가 100%로 표시됨에도 어댑터 없이는 노트북을 켤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배터리충전표시가 잘못 되었던지, 아님 내장배터리의 장착상태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새벽까지 고민하다가, 다시 테크노마트 7층으로 갈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어댑터를 빼는 순간 노트북이 꺼져버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노트북을 구매한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날 밤 심각하게 노트북 폐기를 생각했었다. 다음 날 수리점에서는 배터리·SSD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자문을 해줬는데, 작업량이 많은 노트북에서는 2년이 채 되기 전에 저장공간 부족과 함께 SSD 기능이 급격히 퇴화하면서 처리능력 저하(여타의 부품장치 악영향 포함)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힌지수리까지 한 마당에 배터리 작업(수리·교체)은 무리일 수 있으니, 과감히 새로운 SSD(512GB, 기존 256GB)로 교체해 볼 것을 추천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 단계 높은 용량의 SSD로 교체하면서 전반적인 노트북 기능이 개선되었고, 덤으로 배터리 문제도 해결되었다. 내장배터리의 장착상태가 헐렁해져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힌지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힌진파손 이전보다도 배터리의 소모량이 덜 한 것으로 보아 오래 전의 충격으로 배터리 장착상태도 약간 헐렁해졌다고 생각된다. SSD 교체작업은 1시간이 소요되었고, 작업비용은 힌지작업비용과 마찬가지로 15만원이었다.
데이터 보조기억장치, 드라이브
드라이브(drive)는 컴퓨터의 운영체제(OS)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보조기억장치로, 데이터정보를 처리(쓰기·저장·읽기)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다음 2가지로 구분된다.
HDD(Hard Disk Drive, 하드디스크)
SSD(Solid State Drive)
HDD가 자기디스크(마그네틱판) 외에 기계장치(축·스프링·기어·베이링 등)을 이용하는 반면, SSD는 낸드(NAND)형 반도체칩에 기반하여 기계적 장치없이 전기적 처리가 이뤄진다. SSD는 HDD보다 내구성이 우수하고 더 높은 대역과 빠른 정보처리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모터가 없어 소음이 없으며, 소비전력과 발열이 낮다. 다만 장애발생 시에는 데어터 복구가 어려우며, 프리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프리징(freezing)은 컴퓨터가 잠시 멈추거나 반응하지 않는 상태로, 다음의 원인들로 발생할 수 있다.
하드웨어 문제 : SSD 자체의 결함·노후화, 다른 하드웨어와의 호환성 문제
소프트웨어 문제 : 윈도우 업데이트, 펌웨어, 드라이버 등
전원관리 : 전원 절약모드
전기적으로 처리되는, 메모리
반도체칩을 사용하여 전기적으로 처리되는 메모리는 다음 2가지가 있다.
플래쉬메모리(Flash Memory, 비휘발성) : 전원과 무관하여 데이터 유지
휘발성 :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 증발
D램·S램은 휘발성 메모리이며, SSD는 플래쉬메모리다. 시스템반도체가 데이터를 인식·연산한 후, 휘발성(단기저장)을 거쳐 플래쉬메모리(장기저장·보조기억)에 저장되는 것이다. 1984년 마스오카 후지오(도시바 근무)가 플래쉬메모리를 발명했는데, 데이터가 빠르게 처리되는 과정에서 카메라의 플래시(flash)가 연상되어 명명되었다. 플래쉬메모리는 메모리셀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다음 2가지로 구분된다.
NAND형(낸드) : 셀이 직렬로 연결
NOR형(노어) : 셀이 병렬로 연결
NAND형은 MOSFET 구조에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 전자를 저장하는 구조)를 추가하여 작동하는데, 각 셀은 플로팅 게이트에 전자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0과 1로 구분되다. 플로팅게이트는 전자저장을 통해 문턱전압(Threshold Voltage, 전류흐름이 변하는 전압의 임계)을 조절하고, 이 전압의 변화에 따라 데이터를 읽고 쓴다. 대용량 데이터 저장과 읽기 속도는 빠르지만, 쓰기·지우기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NAND형은 NOR형에 비해 제조단가가 저렴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느리고 데이터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NAND형은 스마트폰, SSD, USB메모리 등에 사용되는 반면, NOR형은 MMC카드나 컴팩트플래쉬메모리에 쓰인다.
짧은 기간 동안 2번의 노트북 수리 과정을 통해 노트북의 가치와 구조에 대해 많은 점을 느꼈다. 노트북을 2년 이상 사용했거나, 평소 대용량 파일(동영상 게임)을 생산 설치하는 경우에는 256GB로는 아쉬우니, 512GB로 업그레이드하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노트북도 자동차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엔진오일 타이어처럼, 노트북도 최대치의 효용을 얻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점검과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몇 만원 아끼고자 DIY를 하기 보다는, 가급적이면 전문가에게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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