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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점점 사라지는 연봉, 네트

by Spacewizard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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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세액에 대한 연말정산은 소득세 과세기간이 경과한 다음 연도 2월분의 근로소득을 지급할 때, 해당 과세기간에 대한 소득세를 확정하여 정산(추가징수·반환)하는 절차이다. 이전 글 <연말정산과는 또 다른 정산, 건강보험료>에서는 건강보험료 정산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말정산도 잠시 언급했었다. 근로자가 소득세 확정을 위한 공제사유를 입증해야 하는데, 요즘은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대부분의 공제증빙을 제공한다. 연말정산의 결과는 개인의 공제사정(부양가족·소비·대출·의료·교육·기부 등)에 따라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원천징수의무자(사용자)가 기납부한 세금(원천징수액)과 결정세액을 비교하여 1년에 한번 정산하게 되는데, 원천징수특정의 소득지급자는 그 소득자가 부담해야 할 세액을 국가를 대신하여 징수·납부하는 제도이다. 1862년 미국 남북전쟁 당시, 링컨 대통령이 전쟁자금 조달의 위해 원천징수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히틀러가 조세제도를 개혁하면서 원천징수제도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을 하는 이유는 세전(gross)으로 연봉계약으로 체결되기 때문으로, 세후(net)로 연봉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면 굳이 소득세를 줄여야 할 유인이 없을 것이다. 세후급여는 별 다른 고민없이 12개월로 나누면, 흔히 말하는 '급여통장에 찍힌 급여'가 된다. 가령 세후급여가 1.2억이라면, 급여통장에는 월 1,000만원이 찍히게 된다. 하지만 세전급여자가 월 1,000만원이 찍힐려면, 근로계약상 연봉이 1.7억 수준은 되어야 한다. 연봉금액에서 공제액을 빼야하기 때문인데, 물론 쌓여가는 퇴직금을 제외다. 근로자들은 연봉계약서 상의 세전연봉과 통장에 찍히는 세후연봉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세전연봉을 어필하면서 자신의 페이을 과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 때 세후급여의 대명사, 의사

 

일반적인 근로계약은 세전급여인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에서는 세후급여가 통용되었다. 이는 탈세와 연관이 있다. 봉직의 급여의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하면, 그 만큼 고용주(병원장)의 공제금액(소득세·사회보험료)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이브한 금액의 일부는 봉직의에게 보전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봉직의는 세후급여로 인해 곤란·불리를 겪는 경우도 많았는데, 대표적으로 지급금액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거나, 연말정산을 보전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병원장의 포켓에 들어간 공제금액을 받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고, 이는 과거부터 병원장 타이틀이 막강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 삶도 맘 편한 삶은 아니었을듯.

 

세후급여를 최초로 적용한 업계는 변호사업계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로펌은 소수의 파트너변호사들이 동업(개인사업자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는 유한회사였다. 세금계산의 용이를 위해 세후급여를 채택했다고 하지만, 과거 현금으로 받는 변호사 수임료도 상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와 같은 탈세가 어려운 환경이라서, 대부분 의사들도 여느 직장인들처럼 세전급여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일부 병원에서는 봉직의에게 현금·체크카드로 급여를 지급하다가, 세무조사 과정에서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폐를 사용하지 않는 사회에서 세후급여는 점점 더 불편해 질 것이다. 세후급여를 가상화폐로 지급하는 방법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 주변 지인들 중에서 유독 의사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과감한 경향이 있는 듯한데, 워낙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계속 찾는, 균형

 

의사의 연봉은 결국 의사의 공급·수요로 결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산업은 공공성을 내재해야 하기에, 적재적소(지역·필수의료)에 인력공급이 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의사 개인에게 희생·소명을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피부미용과 같은 비급여시장이 아무래도 보상이 높기 때문에,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여러 비교치에서 균형점을 확인해야만 지역·필수의료로 발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점은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 페이가 충분히 높은 지방근무는 문화·인프라 부족에 따른 보상을 요구할 것이고, 필수의료근무는 높은 급여가 보장되는 비급여시장의 페이수준과 비교가 될 것이다.

 

물론 비급여시장을 통제(규제)한다면, 필수의료로의 선호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의료시장 전체의 파이를 축소시키는 것이니, 필수의료 전문의의 상대적 박탈감만 가지고는 의료계의 강한 저항은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수의료 전문의들이 돈벌이가 되는 과목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한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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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공급과잉에 접어든, 일반의

 

피부미용은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지만, 일반의 급여 수준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24년 2월 의정갈등 이후, 이탈 전공의가 개원가에 대량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2024년 초 피부미용 초년차 일반의사가 받는 월급(세후·주5일)은 1,000만원(서울 기준) 가량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경험이 없는 일반의사 치고는 꽤 많은 수준이라는 느낌이었다. 잠시나마 이들을 무천도사(無千都師)라 부르기도 했었는데, 이는 세부전공·경력이 없어도, 월 1,000만원 이상을 받으면서, 도시에서 일하는 의사라는 의미였다. 경험이 쌓이면 월급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는 덤이었다. 참고로 페이닥터의 월급은 동일한 조건에서 지방이 서울보다 30~50% 높은데, 이는 문화·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을 선호하는 의사가 적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인터넷상의 구직공고에 따르면, 월급(세후·주5일)이 700~800만원(수도권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몇 개월 사이에 20~30% 낮아진 금액이다.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이 단기구직(파트타임)을 위해 피부미용시장에 뛰어들면서 인력공급이 증가한 탓이라고 한다. 2025년 1월 인터넷상의 구직공고에 따르면, 피부미용 연봉(세전·주6일·풀타임)이 3,000~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아닌 연봉이라는 부분과 세후가 아닌 세전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사실상 열정페이에 가까우며, 말 그대로 수련의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전문의 시험 응시자가 예년 대비 20%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문의 공급부족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필수의료분야 전문의 연봉이 향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연봉 수준만으로 균형점을 확인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전문의 자격이 처한 상황이 공급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서울 신축아파트를 보는 듯하다.

 

의사의 분류

 

의사는 의료법 제2조에 의한 의료인으로서, 의사면허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이다. 의사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데, 이 자격을 취득한 의사를 전문의 , 취득하지 않은 의사를 일반의라고 한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련병원·기관에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수련과정에 있는 인턴·레지던트를 전공의라고 한다. 인턴은 보통 1년이며, 레지던트는 전문과목에 따라 3~4년을 수련한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의사 앞에 전문과목을 붙일 수 있다.

 

근무형태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다. 대학병원급이 아닌 병원·의원을 개원한 의사를 개원의(로컬)라고 한다. 로칼에서 근로계약에 따라 고용된 의사를 봉직의(페이닥터)라고 하는데, 대게는 대학병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물론 세상일 모두 같듯이, 스트레스(잦은 이직, 높은 업무강도 등)에 대한 대가이다. 대학·부속병원에서 연구·강의·지도·진료하는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펠로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조건과 낮은 보수로 알려져 있다. 일반학과의 대학원생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대형병원·대학병원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는 기저에는 전공의(저임금 일반의)와 펠로우(저임금 전문의)의 희생·기여가 컸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의대에 진학한 친구가 의사들의 세후급여에 관한 얘기를 해 준 적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세전·세후의 인식이 없던 때라 세후급여관행이 뭔가 의료계의 특별성을 상징한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암튼 종이화폐가 주로 사용되던 시기에 탈세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었던 네트개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면, 그 이유는 관성일 것이다. 사람의 습성이라는 것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굳이 튀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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