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20년 동안 자영업자의 사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2020년대 들어서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배달 앱 수수료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사장이 매일 14시간 이상 노동을 갈아 넣어도, 사장의 인건비가 알바월급보다 적은 것이 현실이다. 흔히 사장(CEO·Manager)과 사업가(Entrepreneur)는 혼용되지만,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사장은 이미 만들어진 틀(회사)를 유지·경영하는 전문관리자로, 정해진 시스템 내에서 매출증진·위험관리·직원관리 등을 수행한다. 사업가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는 창조자로, 새로운 아이디어·기회를 포착하여 비즈니스모델을 만든다.
사장이 자리를 비우면 회사업무가 마비되거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업가는 사람 대신 시스템을 구축된다. 즉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버는 시스템이 있다면, 그건 사업(Business)이다. 장사(Self-Employment)와 구분되는 큰 차이인데, 장사수익은 사장의 노동·시간으로 창출된다. 장사는 사장이 모든 실무를 총괄해야 하는 반면, 사업은 권한위임과 메뉴얼 기반으로 운영된다. 장사는 사장의 시간을 돈(사장의 인건비)과 교환하는데, 물리적 한계를 가진 시간은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레버리지(타인의 시간·자본)에 있는데, 직원·기술이 시스템 속에서 사업가의 24시간을 N배로 폭증시켜 주는 것이다. 감이 뛰어난 사장이 장사를 꾸려나가더라도, 그 만한 역량을 갖춘 직원이 1:1로 대체하지 못한다면 장사의 번창은 한계가 있다.
하나의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려 놓은 사업가는 이를 전문경영인(사장)에게 위임한 후,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찾는다. 사업가는 모헙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높은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가는 실패를 다음 성공을 위한 자산으로 여기며, 직원 또한 비전을 함께하는 자산(파트너)로 바라 본다.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면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어진 회사의 생존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사장은 매출증대와 비용절감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사업가는 시장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이를 반복하면서 스케일업(복제·확장)하게 된다.
작은 가게라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확장을 꿈꾼다는 사업가이며, 매출이 큰 기업을 이끌더라도 변화없이 수성에만 집중한다면 사업가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다. 사업은 사장이 바뀌어도 기업 스스로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가치를 가지며, 이 시스템가치가 기업가치로 평가받으면서, 엑시트(M&A·IPO)에서 멀티플이 붙여진다. 장사의 가치는 권리금·시설비에 그치며, 그나마 사장의 노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장의 노동력으로 버티는 장사는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자영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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