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 트럼프는 시징핑와 가진 6년 만의 정상회담에서 예상되었던 합의에 도달했는데, 사실상 1년 짜리 무역전쟁 휴전에 가깝다. 미국은 중국에 부과했던 펜타닐 관세를 10%p(20%→10%) 인하함과 동시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대두) 구매를 즉시 재개하며 논란이 되었던 희토류의 공급을 1년 간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2025년 초 트럼프는 펜타닐과 관련하여 관세 20%를 부과했었다.
2022년 8월 펠로시(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정부는 펜타닐 원료 단속과 관련된 모든 대화창구를 닫으면서, 펜타닐을 지렛대 삼아 미국을 압박해었다. 2023년 11월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바이든-시징핑)에서 바이든은 펜타닐 원료를 제조하는 중국 화학업체들을 중국정부가 직접 단속해줄 것을 요청했고, 시진핑은 이에 동의했다. 미국정부는 중국정부의 펜타닐 원료 단속 약속에 대한 대가로 중국 공안부 과학수사연구소를 수출통제 명단에서 제외했는데, 2020년 미국정부는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이 연구소를 미국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었다. 즉 펜타닐 문제와 인권 문제의 딜이었다.
미래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미국
미국 내 대도시는 COVID-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동화된 도심에 마약중독자와 노숙자가 몰려들었다. 미국 전역에서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청장년(18~45세) 사망원인 1위가 펜타닐 과다복용이다. 미국 입장에서 펜타닐은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문제가 되었고, 이는 19세기 아편으로 망한 중국(청나라)의 모습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19세기 청나라는 영국과의 아편전쟁에 패한 이후, 서구열강에게 각종 이권을 빼앗겼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진행 중인 보호무역(신자유주의 후퇴, 미국우선주의)는 중국경제를 쇠퇴로 접어들게 만들고 있으며, 중국경제는 어쩔 수 없이 미국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미중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무기는 2~3주 내에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미국도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회복하고 공급망을 중국으로부터 분리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2025년 10월 발표한 팔란티어·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미국 제조·산업 현장의 기업용 AI 혁신을 촉진하면서,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재산업화(리쇼어링,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 등)를 이끌 것이다.
싸지만 고효능 진통제, 펜타닐
1959년 폴 얀센(Paul Janssen, 벨기에 화학자)이 모르핀 계열의 강력한 진통제를 개발하려던 과정에서, 다양한 페닐-에틸기 치환 구조 실험을 통해 펜타닐을 합성·개발했다. 참고로 얀센은 1953년 얀센제약(Janssen Pharmaceutica)을 창립했다. 펜타닐(fentanyl)은 페닐(phenyl), 에틸(ethyl), 그리고 닐(nyl, 피페리딘 고리와 관련된 명명요소)이 합성된 단어로,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제품이다.
오피오이드(opioid, 아편과 비슷한 효능)는 오피엄(opium, 아편)과 오이드(oid, 비슷한)의 합성어이다. 아편은 고대 그리스어 opion(ὄπιον, 쥬스)에서 유래되었는데, 테오프라스토스가 양귀비에서 채취한 즙(진한 수액)을 가리키며 사용한 표현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오피엄(라틴어·영어)을 거쳐 아편(阿片)으로 음차되었다. 펜타닐은 효능·중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모르핀의 100배, 헤로인의 50배 가량이다. 펜타닐 중독으로 근육강직과 운동기능 장애가 일어나면, 몸이 처지고 떨리거나 걷기 힘들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이 좀비 같다고 하여 좀비마약이라고도 불린다.
개인적으로 골절수술 후에는 펜타닐 성분의 진통제를 맞았던 기억이 있는데, 주로 통증이 극심한 말기암 환자나 내성이 생긴 만성통증환자에게만 극소량 투약된다. 펜타닐은 처방(패치제 포함)이 있다면, 약국에서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다. 미국의 저소득층이 펜나틸에 쉽게 중독되는 배경에는 비싼 의료보험·의료비가 자리하고 있는데, 간편한 방법으로 합법약물로 위장한 펜타닐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펜타닐은 극소량(2㎎)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맹독성이라는 점으로, 냄새만으로도 의식을 잃기도 한다.
펜타닐 제조·유통, 멕시코
미국시장에 공급되는 펜타닐은 멕시코에서 최종 생산된 제품으로, 중국으로부터 밀수입한 화학원료(4-AP, 4-ANPP 등)을 사용했다. 중국정부는 펜타닐 원료가 멕시코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단속을 하지 않았으며, 그 과정에서 삼합회가 연관되었다는 말도 있었다. 펜타닐의 불법 제조·유통은 다음 2개의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다.
시날로아
CJNG
1988년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은 시날로아 카르텔을 창립한 후, 2000년대까지 멕시코를 넘어 미국으로 마약밀매를 확장했다. 2024년 미국 법무부·재무부는 시날로아 카르텔과 중국 자금세탁조직을 기소하였고, 펜타닐 원료·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개업·개인도 제재했다. 시날로아 조직원들은 마약 수익금을 LA 중국 지하은행과 연계하여 달러로 세탁하고, 이를 본토로 전달하여 재투자했다.
환치기(換匙記)는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다른 국가의 계좌에서 현지화폐로 해당금액을 인출할 수 있는 비공식 자금이동 수법으로, 돈이 국경을 넘지 않고 각국의 계좌를 통해 이동한다. 많은 국가(한국 포함)에서 환치기 행위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규제하고 있다.지하은행(underground banks)은 금융시스템 밖에서 운영되는 비공식 금융네트워크로, 전통적 환치기 방식인 페이첸(飞钱, flying money)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형태이다. 지하은행 네트워크는 암호화된 메신저(위챗 등)를 통해 은밀히 거래가 이루어지며, 자금을 소액으로 분산하여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한다. 최근 암호화폐도 적극적으로 결합하면서 돈세탁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2009년 밀레니오 카르텔이 분열하면서, 엘 멘초(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는 할리스코주에서 CJNG(Cártel de Jalisco Nueva Generación, 할리스코 뉴 제너레이션)을 창설했다. 초기 CJNG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한 분파였으나, 독립 후 멕시코 전역에서 세력을 확장했다. CJNG는 마약밀매 외에도 합버적 사업(아보카도 사업 등)에도 투자하면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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