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만 하더라도 한양산업개발은 재무적으로 탄탄한 시행·시공사로 평가 받았었는데, 이는 한양학원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파업과 PF부실로 한양학원의 재무상태는 급속히 악화되었고, 결국은 자산매각을 통해서 유동성을 확보해야 했다. 대학재정(특히 사립대학)은 재정에서 명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영비는 증가하는 반면, 등록증은 규제(동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과거와 달리 학교법인이 교육·학교운영 목적 밖에서 영리행위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립대학이 취할 수 있는 수익사업모델은 다음 정도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산학연 수주사업 : 산학협력
비학위과정 : 평생교육원, 기업·기관 맞춤형 교육과정
온라인 교육콘텐츠 사업
산하 연구소 운영
부설기관의 위탁사업
부동산 임대사업
기부금 유치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양대학교
1939년 김연준은 동아공과학원을 설립했는데, 운현궁 서쪽에 위치한 천도교회관(천도교 중앙대교당, 경운동) 건물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천도교회관은 1921년 완공된 붉은 벽돌 건물이다. 해방 이후 재단법인 한양학원(1946년)과 한양공과대학(1948년)이 설립되었는데, 해방 이후에는 임시교사(신당동 등)를 교사로 사용했다. 그러다가 1953년 현재의 서울캠퍼스(행당동)를 신축·이전했으며, 1956년 김연준은 한양증권(국내 9호 증권사)을 명동에 설립했다. 참고로 1986년 여의도 사옥으로 본사가 이전했으며, 2006년 한양증권의 대주주가 김연준에서 한양학원으로 변경되었다.
1959년 한양대학교(종합대학)으로 승격되었고, 1962년 한양개발이 설립되었다. 이후 대부분의 학교 건물·인프라와 병원건물은 한양개발이 시공하게 된다. 이후 한양개발은 한양산업개발(2011년)과 HYD한양(2023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5년 볍인명이 학교법인 한양학원으로 변경되었다. 재단법인(민법)은 특정 목적을 위해 출연된 재산을 바탕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목적이 비영리(복지·문화·학교 등)로 한정된다. 학교법인(사립학교법)은 출연재산을 바탕으로 학교운영만 가능하다. 1963년 사립학교법 시행 이후, 이전의 학교재단(재단법인)이 학교법인으로 개편되었다.
1967년 의대 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이듬해 1968년 의대 입학생을 받게 된다. 의대생을 모집한 지 4년이 지난 1972년 5월 한양대학교 의대 부속병원(204병상)이 개원했다. 1969년 백남관광을 설립되었고, 1973년 준공된 백남빌딩(을지로 1가)에 프레지던트호텔이 개관·운영하게 된다. 1979년 설립인가를 받은 안산캠퍼스(반월분교)는 2009년 에리카(ERICA)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1989년 한양대학교 병원은 국내 최초로 류마티스내과를 개설했고, 1998년에는 국내 최초로 류마티스병원을 개설했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매각
최근까지 한양학원은 다음 기업들의 계열로 소유하고 있었다.
백남관광
HYD한양(구 한양산업개발)
한양증권
한양학원은 백남관광의 지분 49% 가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51%는 HBDC가 보유 중이다. HBDC는 김종량(김연준 아들)이 회장으로 있는 비상장사(기독교신문사)로, 이사장 일가와 연관된 법인으로 알려져 있다. 백남관광은 HYD한양의 지분 34.77% 가량을 보유 중이며, 나머지 지분 65.23%는 HBDC가 보유 중이다. 결국 백남관광·HYD한양 모두 이사장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이후 HYD한양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PF대출 보증위험에 무리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2024년 진행된 한양증권 매각도 유동성 확보 차원이었다. 2013년 백경순(김연준 부인)은 한양증권 지분 7.78%를 HBDC에 증여했는데, 아들이 아닌 법인에 증여하면서 증여세 회피 논란도 있었다. 백경순의 증여 이후 한양증권 최대주주(우호지분 포함)의 지분율 40%대로 다음과 같았다.
한양학원 : 지분율 16.29%
백남관광 : 10.85%
HBDC : 7.45%
특수관계인(김종량 등) : 4.05%
2024년 8월 KCGI는 한양증권의 인수(지분 29.59%)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2025년 6월 KCGI는 한양증권 인수가 마무리(인수가격 2,203억원)이었다. 백남관광·HBDC는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했고, 최대주주였던 한양학원은 일부를 매각했다. KCGI는 우협으로 선정된 이후 10개월 동안 세무조사를 받은 후에야, 대주주 변경승인(금융위)을 득한 것이다.
매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OK저축은행으로부터 긴급대출 450억원(금리 8%대)을 받기도 했다. OK금융그룹는 인수금융의 후순위출자자로 참여했는데, KCGI와의 주주 간 계약에 우선매수권 조항이 있었다고 한다. 향후 KCGI가 매각할 경우, OK금융그룹이 한양증권 지분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안가 OK금융그룹은 우선매수권은 포기하게 되는데, 이는 금융당국의 승인 허들을 낮추기 위함이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재일교포와 일본법인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한양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병철은 이미 2년 전에 KCGI자산운용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던 바 있다. 한양증권 딜을 주도했던 정태두(KCGI CFO)는 한양증권 기타비상무이사가 되었는데, 기타비상무이사는 주요 주주가 경영 참여를 위해 선임하는 등기임원이다. 2025년 7월 한양증권은 5명의 이사회 멤버를 선임하면서, 2008년 이후 한양대 출신의 사내이사 흐름을 깨트렸다.
에널리스트 출신의 PE, 강성부
연세대·서울대에서 경제·경영을 전공한 강성부(1973년생)는 증권사(대우증권·동양종금증권·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거친 후, 2015년 LK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2013년 구본욱은 KC지뉴인을 설립했는데, 2015년 강성부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LK파트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구본욱은 구철회(구인회 동생)의 손자로, 구철회는 LG화재(LIG그룹 전신)을 계열분리하여 중견그룹으로 성장시켰다.
2017년 강성부는 LK파트너스에서 현대시멘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후, 2018년 7월 KCGI를 설립했다.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일명 강성부 펀드)는 이름 그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타겟로 하며, 투자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KCGI가 주주행동 제안에서 나선 기업은 다음과 같으며, 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한진칼(2018년~2022년) : 엑시트
이노와이어리스(2018~현재) : 일부 엑시트(LIG넥스원 콜옵션 행사)
대림코퍼레이션(2019~2011년) : 엑시트
윈스(2021~2024) : 엑시트
오스템임플란트(2022년) : 엑시트(3개월 만)
DB하이텍(2023~현재) : 일부 엑시트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강화)가 도입되면서, 국내에서 행동주의 투자전략이 주목받던 시기였다. 특히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키맨으로 떠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금융그룹을 노리는, KCGI
KCGI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음의 인수작업을 해왔다.
2020년 : 대체투자운용사(케이글로벌자산운용)
2023년 : 종합자산운용사(메리츠자산운용)
2025년 : 종합증권사(한양증권)
인수한 대체투자운용사와 종합자산운용사는 현재 KCGI대체투자운용과 KCGI자산운용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한양증권도 KCGI증권으로 사명이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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