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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법

먼저 주고 받아내는, 구상권

by Spacewizard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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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책임보험에서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시설의 하자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보험사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게 된다. 2010년 태풍(곤파스)으로 인한 아파트 지붕 피해가 많았는데, 이에 대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책임을 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상반된 판결이 나왔었다. 다소 루틴한 쟁점에서도 재판관에 따라 판결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이전 글 <아파트 내 손해배상, 안전성>에서는 아파트 내 놀이시설에서의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대법원에서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과 그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판단기준을 삼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대신 갚아주고 생긴 권리, 구상권

 

민법 제756조 제1항은 사용자의 배상책임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756조 제3항에서는 사용자 또는 감독자가 피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구상권타인의 채무를 상환한 자가 그 타인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청구의 권리를 말하며, 손해를 대신하여 배상한 경우 내지 수임자·사무관리인이 위임자 또는 본인을 위해 비용을 지출한 경우 등도 포함된다. 물상보증인은 채무자와 가까운 관계인 만큼 채무자의 사정·정보를 잘 알고 있기에 돌려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구성권청구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하여도 채무자의 변제능력이 이미 상실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구성권 소멸시효는 3년으로, 신속히 대응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안정성 하자가 있다는, 일부승소


손해보험업체(원고)는 서울 용산구 소재의 아파트 입대의(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했는데, 민사9단독이 판결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 피보험차량의 파손은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아파트 지붕의 하자와 태풍 곤파스라는 자연재해가 결합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지붕의 점유·관리자로서 원고에게 차량 파손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차량 파손 사고가 태풍 곤파스라는 자연재해에 의한 것으로서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허나 차량이 파손된 사고가 피고의 책임을 면할 정도로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당시 태풍 곤파스의 위력, 아파트의 지붕 관리 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손해발생에 대한 자연력 기여분을 70%로 봐 피고의 책임을 손해액의 30%로 제한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약 214만원을 지급하라.

 

안정성 하자가 없다는, 패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케이스가 원심·항소심에서 원고패소하기도 했는데, 손해보험업체(원고)가 고양 일산동구 소재 아파트 입대의(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청구소송이다. 태풍으로 인해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공작물이 추락하여 차량이 파손되었었다. 제5민사부가 판결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가 지붕시설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피보험자에게 손해를 입혔기에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하는 자사에게 보험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공작물 책임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여기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안정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피고가 지붕에 대한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해 아파트 지붕에 통상 갖춰야 할 안정성이 결여돼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해 정당하기에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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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게 인정되는, 구상책임액

 

2023년 1월 대법원은 금융투자사(원고)가 소속직원(피고)를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을 파기환송했는데, 업무상 잘못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직원의 구상금에서 회사가 보험금으로 보전받은 금액을 제외해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금을 피보증인의 구상책임액에서 공제 가능한지 대해 명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례이다.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과거 피고는 설명의무 위반 및 부당권유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 이로 인해 원고는 투자자들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고, 그 결과 법원은 18.8억원 가량의 배상을 판결했다. 원고는 투자자들과 상담업무를 진행했던 피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구상금을 청구했는데, 소가는 신원보증보험계약(피보증인 피고)에 따른 보증보험금(2억원)을 제외한 16.8억원 가량이었다. 1심과 항소심은 피고의 책임을 20% 제한하여 구상책임액을 3.7억원 가량으로 정했고, 이 중 지급의무금액은 보증보험금 2억원을 공제한 1.7억원 가량이었다.

 

신원보증보험회사가 직원의 배상책임을 보험사에 청구하는 상품으로, 회사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해당 직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돈을 돌려받게 된다. 금융거래를 다루는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 등)에서는 직원의 불법행위(절도·사기·횡령 등)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원보증보험을 요구하게 된다. 금융기관 외에 대기업·사회복지기관의 재무부서에서도 신원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보험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을 각 직원들에게 청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증보험금을 공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구상금을 폭넓게 보장했다. 대법원은 원고가 배상한 총금액에서 보험금을 공제하고 남는 잔여 손해액이 구상책임액을 초과하면 구상책임액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초과하지 않는다면 잔여 손해액만큼의 구상권만 행사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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