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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숨겨도 소용 없는, 벙커버스터

by Spacewizard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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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사용하여 이란에 직접적인 실력을 행사했다. 취임 이후 관세추진을 비롯한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불리는 트럼트가 선택한 최대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강경한 정책을 발표한 후, 시장의 반응이나 경제적 부담에 따라 바로 철회·완화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 왔다. 원래 트럼프는 협상을 통한 외교적 성과를 전리품으로 삼는 경향이 큰데,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다급한 트럼프의 전략에 변화를 줬을지도 모른다. 사실 일진은 실력행사 직전에 가장 권위적이고 파괴적인 인상을 주는데, 일단 공격에 나선 이상 주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만약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일진의 권위는 상실될 것이고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 3곳(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을 무력화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B-2 스피릿 7대에 GBU-57 14기를 나눠 실었다. B-2 스피릿에는 GBU-57 2기를 탑재할 수 있다. 이스파한에는 핵기술센터가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 총비축량의 60% 가량이 저장되어 있는 핵심공간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스파한에는 벙커버스터를 투하하지 않았고, 상당수의 지상건물만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스파한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하지 않은 이유는 지하터널의 깊이가 워낙 깊어서, GBU-57로도 목적달성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포르도 핵시설에는 관통흔적으로 보이는 커다란 구멍 6개가 있는 것으로 봐서, GBU-57 12기가 투하된 것으로 보인다.

 

자유가 아닌 혼란만 안겨 준, 이라크전

 

2003년 3월 연합군(미국·영국)은 사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이라크를 침공했는데, 당시 이라크는 WMD(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면서 테러조직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자유작전(Operation Iraq Freedom)으로도 불리는데, 침공한 지 1달도 되지 않아 바그다드(이라크 수도)가 함락되면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었다. 2003년 12월 사담 후세인이 체포(2006년 처형)된 이후에도, 2007년까지 이라크 내 반미무장세력(알카에다 등)이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에 2007년 미군이 추가파병되었다가, 2011년 12월 미군이 철수하면서 이라크전이 종료되었다. 

 

미국은 이라크의 체제전환(regime change)을 목표로 했지만, 이는 중동 내 미국의 패권 강화 및 전략적 이익 추구가 본질이다. 이라크 국민을 위해 민주주의를 수립한다는 것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명분이었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킨 후, 미국은 아리크에서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과도기적 행정법(Transitional Administrative Law)을 제정했다. 이후 민주주의적 시스템(헌법 제정과 총선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려 했으나, 그 과정에서 배제된 일부 세력(바트당·수니파)으로 인해 사실상 실패했다.

 

이라크 내부에서는 여전히 종파분열·내전(무장저항)·테러(치안불안) 등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오히려 급진적 이슬람 세력(알카에다·IS 등)이 성장하게 되었다. 미국이 전쟁명분으로 삼았던 WMD이 결국 발견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슬람 세계의 테러리즘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르면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외교적 영향력과 군사적 패권까지 잃은 실패한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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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은 적진을 파괴하는, 벙커버스터

 

어릴 때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개미들이 조그만 땅굴입구를 통해 줄지어 들락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본 남자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땅굴입구를 향해 소변을 보곤 했는데, 땅굴 속으로 정확히 투하된 소변은 어느 새 지하공간을 채우고 지상으로 넘쳐 흐른다. 개미가 만들어 놓은 지하공간이 어떻게 생긴지는 모르지만, 한바탕 휩쓸고 간 쓰나미로 인해 피해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물이 마르고 나면, 그 형태는 어느 정도 유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땅굴 속으로 폭탄을 떨어트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벙커버스터(Bunker Buster)지표면 아래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표적(지하벙커, 지하터널,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 등) 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관통탄을 의미하는데, 지하를 일정시간 폭발 없이 관통하기 위해 견고한 외피와 지연신관이 필요하다. 미국은 에글린스틸(Eglin steel)로 벙커버스터의 외피를 제작하는데, 이는 저니켈과 중등도 탄소 함량을 가진 고강도·고연성 특수강철합금이다. 에글린스틸은 주로 첨단산업분야(우주·방위·항공 등)에서 사용된다.

 

벙커버스터는 재래식 무기로 분류되지만, 핵자산 못지 않은 전략자산 중의 하나이다. 현재 지하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벙커버스터는 자체추진 기능이 없는 폭탄으로, 폭격기가 적진목표 상공까지 운반하여 투하해야만 한다. 지하시설 타격에서는 벙커버스터와 스텔스 폭격기의 조합이 전략공식이라고 보면 된다. 벙커버스터는 특수강철합금으로 견고하게 제작되는데, 그 작동방식은 크게 다음 3단계로 구분된다.

 

정밀유도

투하

관통

지연신관(delayed fuze) 작동

 

유도시스템 에서 안내받은 목표지점의 정확한 좌표를 향해 고고도에서 투하를 하면, 투하속도·중량을 활용하여 지표면 아래로 파고 든다. 일반적인 폭탄이 지면에 닿거나 그 전에 폭발하는 것과는 달리, 지연신관이 장착된 벙커버스터는 목표한 깊이·시간·거리를 침투한 후에만 폭발한다. 폭탄이 땅을 파고 들어가다가 공간이 나타나면 폭발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비하여 북한은 지하벙커에 복잡하게 공간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걸프전 이후 필수무기, 벙커버스터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은 벙커버스터를 최초로 실전투하했는데, 2기의 GBU-28이 이라크의 지하에 설치된 지휘부 위로 떨어졌다. GBU-28(중량 2.2톤)이 최초 고안에서 실전배치까지 걸린 시간은 2주에 불과했는데, 30m 이상의 흙이나 6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게 신속히 특별제작된 것이다. GBU-28은 다양한 전투기·폭격기(F-15, F-111, B-2, B-52 등)에 탑재할 수 있었다. 이후 이라크 전쟁에서 운용된 벙커버스터는 다음과 같다.

 

GBU-28 : 레이저 유도방식

GBU-37 : GPS 유도방식, BLU-113(2톤) 장착

 

2025년 현재 미군이 운용하는 벙커버스터는 다음 2개가 대표적이다.

 

GBU-57(MOP) : 초대형(13.6톤)

BLU-109 : 중형(0.9톤)

 

GBU-57은 GPS 유도방식으로 지하 60m 이상 깊이의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관통력·정밀성을 갖추고 있는 반면, BLU-109는 중·소규모의 강화 콘크리트나 지하벙커 공격에 주로 사용된다. GBU-57은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 초대형 관통폭탄)로도 불리는데, 이라크전 이후 미국 국방위협감소국(DTRA)이 개발을 주도했다. MOP의 전략목표는 지상작전을 수행하기 어려운 HDBT(Hard and Deeply Buried Targets, 단단하고 깊이 매설된 표적)으로, 주로 깊은 지하의 군사시설, WMD(대량살상무기) 시설, 전략적 벙커 등이다. 이스라엘은 BLU-109를 사용하여 헤즈볼라 시설공격에 사용했었다.

 

GPS는 외부신호로 위치를 파악하는 반면, INS는 내부센서로 자체적으로 위치를 계산한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인공위성의 송신신호를 수신하여 삼각측량 방식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는 시스템으로, 위치오차가 매우 적다. 하지만 외부신호(위성신호)가 차단되거나 교란될 수 있다. INS(Inertial Navigation System)은 자이로스코프·관성센서를 이용하여 이동체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측정하여, 출발점을 기준으로 상대적 위치, 속도 및 자세정보 등을 계산한다. 외부신호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교란의 위험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오차가 커진다. 최신 항법시스템(항공우주·군용 등)에서는 GPS와 INS가 통합적으로 사용되는데, GPS를 통해 INS의 누적오차를 정기적으로 보정하며, GPS 신호가 끊기거나 교란되더라도 고정밀 항법을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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