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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부] 물폭탄 제조기, 히알루론산

by Spacewizard 202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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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비행이 가능한 박쥐는 병원성 바이러스의 숙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바이러스에 견딜 만큼 강한 면역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쥐는 다른 포유류 대비 5~6배 장수하는 동물이다. 뿐만 아니라 박쥐는 암에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암과 관련한 유전자(DNA복구단백질·암억제단백질)가 다른 포유류 대비 2배 가량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이 평생 동안 암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온갖 바이러스들로 뒤범벅 되어 있는 박쥐가 부럽기도 하다.

 

암을 억제하는, 히알루론산

 

설치류 중에서는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암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초기 접촉억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접촉억제(contact inhibition)세포가 서로 가까워지면 분열을 멈추는 현상으로, 암세포의 증식도 멈추게 한다. 히알루론산(HA, Hyaluronic Acid)은 초기 접촉억제에 관여하는 생체분자로 작용할 수 있지만, 모든 히알루론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히알루론산은 이당류(2개의 당분자 결합)를 단위로 한 선형고분자로, 이당류 단위가 많을수록 크기가 큰 고분자량이 된다. 고분자량 히알루론산만이 초기 접촉억제 신호를 매개하면서 항암·항산화·염증억제의 기능을 보이는 반면, 저분자량 히알루론산은 암·염증·산화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인간의 히알루론산은 분자량 범위가 50~200만Da인 반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600~1,200만Da에 달한다고 한다. 달톤(Da, Dalton)은 원자·분자의 질량을 표시하는 단위이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히알루론산은 크기가 크면서도 수량까지 많은데, 이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이 낮기 때문이다.

 

히알루론산 합성효소2(HAS2, hyaluronan synthase 2)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효소로, 글루쿠론산(GlcA)과 N-아세틸글루코사민(GlcNAc)을 교차결합시키면서 고분자량 히알루론산을 생합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히알루론산 사슬은 세포막 밖으로 배출된다. HAS2 유전자는 인간의 8번 염색체에 위치하는데, 육종(연조직육종·골육종 등)과 연관있다고 알려져 있다.

 

진피 속의 수분창고, 히알루론산

 

히알루론산은 수산화기(-OH)가 많은 친수성 물질로, 생체 내 합성이 가능하다. 주로 피부(진피)·안구·관절 등에서 발견되며, 보습력과 탄력성이 뛰어나다. 피부에 관심 많은 이들은 히알루론산에 관심이 많은데, 동물피부에 작용하는 보습력 때문이다. 특히 지렁이의 피부에 많이 존재하는데, 땅 속에서 갓 나온 지렁이의 매끈한 피부가 히알루론산 덕분인 듯하다. 인간의 매끈·탄력적인 피부도 진피 속에 배치된 다음 3개의 분자가 있기 때문이며, 노화과정에서 이들 분자량이 줄면서 피부가 주름지고 처지게 된다.

 

콜라겐 : 강도·형태

엘라스틴(elastin) : 탄력성

히알루론산 : 보습·매끄러움·볼륨 

피부의 구성

골관절염은 관절 내 윤활액의 히알루론산 농도와 연관있는데, 고분자량 히알루론산 농도가 감소하고 저분자량 히알루론산 농도의 증가하면 생기게 된다. 필러시술에도 고분자량 히알루론산을 사용되어 왔는데, 고점도의 부작용으로 인해 최근에는 저분자량 히알루론산이 쓰이는 추세이다. 참고로 엘라스틴은 콜라겐과 함께 피부구조의 뼈대를 이루는 단백질로, 피부의 탄력성을 좌우한다.

 

인공적인 물폭탄, 필러

 

필러(Filler, 충전제)진피층에 물질(주로 히알루론산)을 주입하여 꺼진 부위를 채우는 미용시술용 주사제로, 히알루론산 필러는 중량 대비 최대 1,000배의 수분을 끌어당김으로써 체내의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다. 진피층으로 직접 주입된 히알루론산은 섬유아세포를 활성화시켜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여, 피부결 개선과 탄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히알루론산 분자는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작용력을 안정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 가교제를 이용하여 사용한다. 필러는 보통 6~12개월 정도 유지된다. 필러효과를 없애기 위해서는 분해효소(히알루로니다아제)를 이용하여 제거가 가능하다. 필러는 주로 다음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깊은 주름 : 팔자주름, 이마주름, 입술 등

미세부위 개선 : 눈가 잔주름, 손등, 애교살 등

볼륨 증대 : 코, 이마, 턱, 볼 등

 

볼륨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반영구 필러가 적합한데, 이는 히알루론산 필러보다 지속기간(2년~10년 이상)이 긴 편이다. 반영구 필러도 초기에는 제거가 가능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과 결합되어 제거가 어렵다. 지속기간을 늘리기 위해 체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다음의 성분을 포함한다. 

 

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덱스트란(Dextran)

콜라겐(Collagen)

칼슘

 

1890년대 초반 아돌프 뉴버(Adolf Neuber, 독일 의사)가 스스로의 지방을 이식하여 연부조직을 채우려고 시도했는데, 이 시도가 필러 개발의 시작이었다. 1920년대까지는 파라핀(Paraffin)을 주사하는 방식이 시도되었으나, 여러 부작용(염증, 육아종 등)이 문제되었다. 이후 실리콘(Silicone) 등의 합성수지와 고무가 주사제로 사용되었지만, 인체 부작용과 안정성에서 문제가 많았다. 1996년 레스틸렌(Restylane, 스웨덴)이 히알루론산 필러를 최초로 개발한 후, 2003년 미국 FDA의 승인을 득하면서 지금까지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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