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사회에 진출한 이후,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건진)을 처음 받았었다. 첫 건진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는데, 왼쪽 신장에서 1cm 가량의 결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전 글 <몸 속에도 쌓이는 먼지, 플라크>에서 신장에 생긴 녹각석으로 인해 몸 속의 돌에 대한 관심이 개인적으로 높아졌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29년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평소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습관과 군대에서의 탈수경험들이 결석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군대에서는 땀도 많이 흘렸지만, 목을 축이기 위해 물 대신 탄산음료를 주로 마신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하긴 폐쇄적인 군생활 환경에서는 희망이라고 할 만 한 것이 없었으니, 찰나의 청량감이라도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 이후부터는 삼성동에 위치한 한 건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아으면서 건강정보들을 쌓아오고 있는데, 30대 중반부터 신장결석, 신장낭종, 전립선석회화가 지적되며 지속관찰 중에 있다.
개인적으로 영양제에 대한 관심·복용량을 늘리게 된 계기는 2020년 1월부터 시작된 COVID-19였다. 이전 글 <필름을 깨부수고 독소를 감당해야 하는, 디톡스>에서도 언급했듯이, COVID-19 이전에도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COVID-19 이후 면연력·항산화력 강화를 위해 비타민C·D를 메가도스(megadose)하기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코로나에 감염된 적은 없다. 최근 2023년도 건진결과가 나왔다.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예전부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느꼈다.
혈관에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cholesterol, 담즙 내의 고체이면서 알코올인 물질)은 주로 동물조직에서 발견되는 지질(lipid, 지방을 포괄하는 개념)의 일종으로, 세포막의 주성분이다. 18세기 담석에서 콜레스테롤이 분리되면서, 다음의 단어가 합쳐진 용어이다.
콜레(chole) : 담즙
스테로스(steros) : 고체
올(ol) : 알코올
콜레스테롤은 담즙산·스테로이드호르몬·비타민D 등의 원료(전구물질)가 되는 아주 중요한 물질로, 실제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대사저하·감염증가가 일어난다. 콜레스테롤은 약 20%만 음식을 통해 공급되고, 나머지는 80%는 간에서 합성된다.
혈액에 녹지 않는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이 혈액을 따라 이동하려면, 인지질(친수성)·단백질로 구성된 지질단백질(lipoprotein, 지단백)과 결합하면서 표면을 감싸야 한다. 지단백에는 5종류가 있는데, 크기가 작은 순으로 HDL, LDL, IDL(Intermediate LDL), VLDL(Very LDL), 킬로미크론(Chylomicron)이다. 이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축에 속하는 저밀도지단백질(LDL, Low-Density Lipoprotein)과 고밀도지단백질(HDL, High-Density Lipoprotein)가 중요하다.
여기서 밀도는 단백성분의 비중으로, 지단백을 이루는 단백질을 아포지단백(Apo, Apolipoprotein)라고 한다. LDL은 단백성분을 25% 정도의 낮은 밀도로 가지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간에서 세포로 운반한다. 지단백과 분리된 콜레스테롤이 세포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HDL은 세포에서 소모되지 않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기 위해 간으로 다시 운반해주는데, 간에서 분해된 콜레스테롤은 담즙산으로 분비된다.

LDL이라고 다 같지 않다는, LDL 세분화
흔히들 LDL을 부정적인 물질로만 인식하지만, 크기에 따라 위험성이 낮은 LDL도 존재한다. 이는 전체 LDL 수치를 낮추려는 행위가 무해한 LDL까지 제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간에서 세포로 지질을 운반하는 VLDL·IDL·LDL에는 입자당 일정한 양의 ApoB가 있고, 다시 세포에서 간으로 운반하는 HDL에는 ApoA가 있다. LDL수치가 같더라도, ApoB의 개수가 다르면 LDL의 개수·크기도 다르다. LDL은 아래와 같이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LDL(패턴A) : 크고 잘 뜨는(Large Buoyant)
LDL(패턴B) : 작고 단단한(Small Dense)
같은 수치라도 ApoB가 많고 크기가 작은 LDL일수록 심혈관을 해치게 되는데, 이는 크기가 작을수록 혈관내피세포에 침투·산화가 쉬우면서 직접적으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LDL(패턴A)가 LDL(패턴B)에 비해 동맥경화에 안전하지만, 전체적인 비중은 LDL(패턴B)이 LDL(패턴A)보다 더 높다. 일반적으로 HDL이 높은 것이 좋다고 평가받는데, 이는 HDL이 높을수록 LDL(패턴A)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LDL(패턴A)는 주로 식이지방에 의해서 증가하고, LDL(패턴B)는 식이탄수화물에 의해 증가한다고 한다. 고탄(수화물식)과 이로 인한 인슐린저항성으로 혈당이 높아진 환경에서는, HDL수치는 낮아지고 중성지방·LDL(패턴B)는 높아진다. 가뜩이나 작은 크기로 인해 혈곽벽에 잘 침습하는 LDL(패턴B)가 설상가상으로 당화·산화도 쉬운 환경에 처한 것이다. 현재 국내의 LDL 검사방법은 ApoB 수치, LDL 크기·산화도는 측정되지 않아서, 심혈관질환 발생확률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효과, 오메가3지방산

한 건진센터에서 2015년 이후부터 쌓아온 개인적인 지질데이터인데, 지표들마다 각 밴드 내에서 파동형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에 이상치가 나타났는데, 이상치(outlier)는 과거의 숫자패턴에서 갑자기 크거나 작게 나타나는 숫자를 의미한다. 아마도 무분별한 식습관(고탄·고지·고단·저섬유)과 과음의 조합이 중성지방·HDL콜레스테롤의 악화를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2020년 1월 이후 COVID-19에 대한 대응으로 영양제 복용을 늘리면서, 섭취하기 시작한 오메가3지방산이 중성지방·HDL을 개선시키면서, LDL수치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오메가3지방산은 간에서 중성지방의 합성을 억제하여, 필요시 혈중지방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결과로 나타난다.
지방은 지방산들로 구성되는데, 흔히 지방을 지방산이라는 벽돌로 지은 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방산은 긴 탄소사슬로 연결(단일·이중)되어 있는데, 탄소사슬이 시작되는 카르복실기(-COOH)을 알파(α)라 하고, 탄소사슬이 끝나는 메틸기(-CH₃)를 오메가(ω)라 부른다. 단일결합(-C-C-)을 이루면 포화지방산이 되고, 이중결합(-C=C-)이 되면 불포화지방산이다. 상온에서 고체상태인 포화지방산은 동물성지방에 많은 반면, 상온에서 액체상태인 불포화지방산은 식물성지방·생선지방에 많다. 분자구조상 시스(-cis)에서 이중결합이 생긴 곳은 뒤틀리게 되는데, 이러한 지방산 꼬리의 꺾임으로 인해 고체가 될 만큼 조밀도를 갖추지 못하게 된다. 오메가3지방산은 메틸기(오메가)로부터 3번째 탄소에서 이중결합이 시작되는 불포화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의 수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단가불포화지방산(MUFA, Monounsaturated Fatty Acid) : 오메가9
다가불포화지방산(PUFA, Polyunsaturated Fatty Acid) : 오메가3·오메가6
1개의 이중결합을 갖는 MUFA는 체내합성이 가능하며, 오메가9지방산으로 분류되는 올레익산(oleic acid)이 대표적이다. 올레익산은 식물성지방(올리브유·카놀라유·해바라기유·아보카도·아몬드)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2개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진 PUFA는 체내합성이 불가능한 필수지방산으로, 오메가3·오메가6로 구분된다.
1970년대 오메가3지방산의 효능이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생선을 주식으로 하는 북극 에스키모들이 심장질환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오메가3지방산은 생선(고등어·참치·연어)과 해조류·호두·들기름·아마씨유에 풍부하다. 생선에서 추출하는 동물성 오메가3지방산은 도코사헥사에노산(DHA, Docosahexaenoic Acid)와 아이코사펜타에노산(EPA, Eicosapentaenoic Acid)가 많은 반면, 식물성 오메가3지방산에는 알파리놀레닉산(ALA, Alpha Linolenic Acid)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ALA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필수지방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DHA는 뇌신경·눈망막 조직을 구성하는 주요성분이며, EPA는 혈중 중성지방 감소 및 원활한 혈행에 도움을 준다.
오메가3·오메가6는 균형비율이 중요한데, 오메가6의 과다섭취는 체내염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오메가6에는 리놀레닉산(linoleic acid)·감마리놀레닉산(γ-linolenic acid)·아라키도닉산(arachidonic acid) 등이 있으며, 식물성지방(옥수수기름·콩기름·홍화씨유·견과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평소 오메가6는 많이 섭취되고 있는 만큼, 균형비율을 위해 오메가3를 의식적으로 좀 더 먹으려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루 3,000mg 이상의 DHA·EPA 과다섭취는 오메가6 대사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
오메가3지방산으로 확인 가능한, 치매요인
EPA·DHA는 HDL을 상승시킨다. 아포지단백(Apo) 유전자에 따라 DHA가 LDL수치를 증가시키기도 하는데, 이 때 증가한 LDL이 인체에 무해한 LDL(A패턴)이라는 사실은 안심할 만하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오메가3으로 인해 LDL수치가 높아졌다는 사실은 ApoE4 유전자의 보유를 의미하는데, ApoE4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부모 양쪽로부터 2개의 ApoE4를 받은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발생확률이 정상 대비 10배 가량 높고, 부모 한쪽으로부터만 1개의 ApoE4를 받았다면 유병률이 4~5배 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성별에 따른 유병률은 아들보다 딸이 높을 수 있다. 아프리카인·백인이 동양인보다 ApoE4 타입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비타민D의 부족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광량이 많은 지역에서 진화한 흑인종은 높은 멜라닌색소로 인해 광자투과율이 낮고, 이로 인해 콜레스테롤으로부터 비타민D를 생산하는 과정이 약해졌다. 반면 광량이 적은 지역에서 진화한 백인종은 멜라닌색소는 거의 없지만, 광량의 부족으로 합성되는 비타민D가 부족하다.
ApoE는 지방대사를 통해 신경세포 손상을 회복시키고, 신경세포 주위에 막을 형성시켜 보호·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ApoE유전자에는 3개의 대립유전자(E2, E3, E4)가 있으며, 사람은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각각 ApoE유전자를 받아 2개의 ApoE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ApoE2·ApoE3는 신경세포 회복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ApoE4는 신경세포 회복기능이 없이 미토콘드리아를 산화스트레스에 노출시킨다. 이는 뇌신경과 미토콘드리아DNA의 손상으로 이어져 아밀로이드베타단백질이 뇌에 더 많이 쌓이게 만든다. 이전 글 <미세먼지로 인해 얇아지는, 대뇌피질>에서는 뉴런 사이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시냅스를 파괴하며 뉴런 간의 신호전달을 방해하면서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결국에는 뉴런의 기능장애를 초래한다고 언급했었다.
전세계 인구에서 ApoE4유전자를 1개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체인구의 약 25%이며, 2개를 가진 사람은 2~5% 가량이라고 한다. 서양인이 동양인보다는 ApoE4 비중이 높다. 치매의 위험인자 중에서도 ApoE4는 약 7% 정도 치매에 관여하므로, ApoE4를 보유하였다고 하여 모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메가3지방산 복용으로 LDL수치가 높아져 걱정이 되는 사람은 혈액을 통한 유전자 검사로 ApoE4의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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