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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국] 또 다시 제국을 이루려는, 트럼프

by Spacewizard 202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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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랑코 밀라노비치(뉴욕시립대 대학원 석좌교수)는 1988~2011년(세계화) 동안 글로벌 소득수준에 따른 실질소득증가율을 그래프를 통해 보여줬는데, 그래프의 모양이 코끼리와 유사하다과 하여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라고 불렀다. 세계화 기간 동안 고소득국 중·하위층이 뒤처진 반면, 글로벌 중산층(신흥)과 최상위층이 막대한 부를 일궜다. 또한 국가(선진국) 의 불평등은 심해졌지만, 국가(선진국·신흥국) 의 불평등은 축소되었다. 이는 통신·교통의 발전으로 선진국 기업이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그래프는 2개의 고점(A·C)와 1개의 저점(B)으로 구분된다. 실질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은 A지점에는 중국인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A지점 사람들보다 부유한 B지점 사람들은 20년간 실질소득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국민들이 대다수였다. C지점 사람들은 글로벌 부유층으로, 미국인이 절반을 차지하며 고소득국가 국민이 많았다.

코끼리 곡선 [출처:국민일보]

미국인의 분노를 집어낸, 트럼프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었는데, 이는 여러모로 충격이었다. 전세계 미디어 소비자들은 기업가 트럼프를 영화 까메오 내지 예능에서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인 트럼프로의 변신도 그냥 지나쳐 갈 이벤트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촉이 뛰어난 트럼트는 양극화(중산층의 몰락)의 피해자였던 중산층을 주목했다.

 

세계화 기간 동안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워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제조업 일자리를 타격했다. 이는 코끼리 곡선에서도 잘 나타난다. 미국의 중산층·블루컬러들은 중국·신흥국에게 일자리·급여를 뺏겼다고 여기면서 분노했을 것이다. 오바마(민주당)는 양극화의 해결책으로 저소득층 고용창출·복지예산 증대를 제시한 반면, 트럼프(공화당)은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 아래 반세계화·반이민정책을 공약했다. 미국인들은 공화당의 정책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판단했으며, 미국인을 등에 업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또 다시 황금시대를 열려는, 미국

 

트럼프의 관세협상을 보고 있으면, 역시 말(외교) 보다는 주먹(국방)이 앞선다는 것을 실감한다. 백악관에서 발송한 이메일에 담긴 오피셜한 문구가 핵전략자산에 버금가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국가부채를 단기적으로 직접 상환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채문제를 해결하려는 듯 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다음 3가지 전략을 통해 의도적인 경기부양을 유도하면서, 당시 정부부채비율을 낮춤과 동시에 1950~1960년대 황금시대를 열였다.

 

주택 붐 : 초저금리 부동산대출 법안 통과

소비 붐 : 금리인하, 현금쿠폰, 감세

제조 붐 : 전후 복구 과정에서 생산기지화

 

당시 재무부는 10년 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하도록 FED를 압박했으며, 이를 통해 장기 대호황과 자산버블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트럼프도 미국의 황금시대를 다시 열고자, 비슷한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우선 트럼프는 80여년 전 FED를 압도하는 재무부를 기대하며, 파월에게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금리인하까지 동반된다면, 막대한 유동성이 동반된 버블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7월 상하원을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는 개인·기업 감세의 연장 및 확대, 신규 감세정책, 복지예산 축소, 재정적자 확대 등이 핵심이다. 특히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시행된 트럼프 감세안(TCJA, Tax Cuts and Jobs Act)의 내용 대부분이 연장되었다. 트럼프는 주택판매에 따른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 양도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데, 이 조치를 통해 침체된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의도이다.

 

또한 관세수입을 국민들에게 환급함으로써 소비확대를 통한 성장을 유도하려는 계획이다. 감세안의 통과로 2025년 하반기 본격적인 투자·제조 붐이 열릴 것이며, 2026년 상반기부터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규투자가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에서 신기술(AI 포함) 적용과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선순환 구조(감세→투자·고용 확대→신기술 도입→생산성 혁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는 경제성장을 통해 정부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경제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달러체제를 더욱 공고히, 스테이블코인

 

지금까지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Circle(USDC), Tether Limited(USDT), Paxos 등이 발행해왔다. USDC와 USDT는 1:1로 달러에 페깅(고정)되어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준비자산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USDC는 달러현금과 미국채(T-Bill)을 100% 담보로 구성하는 반면, USDT는 일부 위험자산(기업어음, 유동성자산, 암호화폐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7월 제정된 지니어스법(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는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으로, 모든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에게 달러·미국채를 1:1로 담보하여 준비금으로 보유하도록 의무화했다. 즉 법정화폐형 스테이블코인만 허용된다. 이전 글 <아직까지는 안정적이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안정화 메커니즘으로 담보화와 알고리즘을 언급했었는데, 지니어스법에서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테라·루나)이나 암호화폐형 스테이블코인은 허용하지 않는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가 공식적으로 부여되면서,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전략자산으로서 그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이 미국채를 매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매수처를 확보한 것이다.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판을 짜고 있으며, 그 판 위에서 전세계인들은 미국자산(주식·부동산 등) 투자와 상거래 결제를 하게 될 것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민간기업은 엄격한 감독과 공시의무를 지게 된다. 민간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는 것은 사설화폐를 발행·유통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일부 결제·정산·자산이전 등에서 중앙은행 시스템을 대체한다고도 볼 수 있다. 적어도 암호화폐 생태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축통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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