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지방의 고등학교는 크게 인문계·실업계로 구분하여, 진학목표를 대학진학·취업으로 구분했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인문계에 진학하여 좋은 대학에 입학하길 기대하였고, 인문계 내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과학고·외국어고로 진학했다.
성적이 못 미치거나 취업을 우선으로 한 학생들은 실업계로 불리던 상고(상업고등학교)·공고(공업고등학교)로 진학했다. 2009년 전까지는 기술 관련 고등학교를 실업계라 통칭했으나, 2009년부터 전문계로 개정되었다. 이후 3년 만인 2012년 전문계는 특성화고로 전환되면서, 과거 실업계는 전문계를 거쳐서 현재는 특성화고의 일부가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 다시 고등학교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근데 교육시스템이 너무 생소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서는 고등학교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일반계
특수목적(특목)
특성화
산업체부설
방송통신
비범한 학생을 위한, 특수목적고
대부분의 중학생은 일반고로 진학하여, 대입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중학교부터 비범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은 특수목적을 가진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소질을 극대화시키게 된다.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는 특수분야(이공·어학·예체능)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정의되는데, 교육감이 지정·고시하는 다음의 학교를 말한다.
외국어고
예술고
체육고
국제고
과학고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 애초 특성화고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주목적으로 하지 않는 고등학교로, 마이스터(Meister)고등학교라고 부른다. 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하여 예비 마이스터(장인)를 양성하는 특수목적을 갖춘 학교로, 기존의 실업계 중에서도 고교졸업 직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마이스터고가 계승했다. 2008년 직업교육제도의 일환으로, 마이스터고는 예비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독일어 마이스터(Meister, 장인·대가)는 라틴어 마지스터(Magister, 스승)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며, 특히 이공계열(전기·전자·기계 등) 분야에서 지정된 학교가 많다. 그 중 국립 마이터스고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지정·고시한다.
취업이 아닌 전문인력이 목적, 특성화고
1997년부터 설립된 특성화고등학교는 소질·적성·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체험(현장실습 등) 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한다. 직업전문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함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계 등이 특성화고로 전환되었다. 특성화고는 분야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직업교육 : 특성화고
대안교육 : 대안학교
마이스터고가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특성화고는 졸업 후 직업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성화고는 마이스터고와는 달리, 대학진학을 통해 직업전문가로서의 소양·지식을 더 배울 필요가 있다. 과거 실업계에서도 공부를 잘하거나 대학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했듯이, 특성화고가 이런 경로를 승계했다.
1998년부터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 중에서 우수학교를 선정하여 특성화고등학교(특성화고)로 전환시켰는데, 전국 최초의 특성화고는 부산디자인고등학교이다. 특성화고로 전환된 직후에는 평가기준을 취업률로 삼았지만, 현재는 대학진학률도 함께 본다. 특성화고는 평준화 정책이 적용되지 않아, 내신성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2022학년도부터 모든 특성화고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조기졸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4차 산업 인재를 준비하는, IT 특성화고
2010년 중반 이후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특성화고 중에서도 IT(상업정보계열) 특성화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IT특성화고는 SW(소프트웨어) 전문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고등학교로, 대표적으로 다음 3개의 학교가 있다. 입학경쟁이 심하고 대학진학률이 좋은 편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디미고) : 안산
선린인터넷고등학교(선린고) : 서울 용산
단국대부속SW고등학교 : 서울 강남
입학이 디미고가 가장 어렵지만, 나머지 학교도 일반고에 비해 입시결과(입결)과 모의고사 성적이 높다고 한다. 대부분이 정시를 준비하게 되는데, 이는 학생부교과전형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특성화고 특별전형, SW특기자 전형 등)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카이스트는 특성화고 특별전형이 없지만, 합격자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학업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미디고의 차선책으로 서울 소재의 선린고·단대SW고를 지망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그 순위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서울 내에 위치한다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지켜봐야 한다.
상업에서 인터넷까지, 선린고
1899년 상공학교관제(商工學校官制)는 칙령 제28호로 공포되었는데, 대한제국의 근대적 실업교육 제도를 위한 법령이었다. 관립상공학교는 대한제국 최초의 국가설립 실업교육기관으로, 상업·공업에 필요한 실학(實學)을 교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1904년 관립농상공학교로 개편되었다가, 1906년 농림학교·공업전습소·상업학교 등으로 분화되었다. 이전 글 <조선 2인자의 픽, 정도전 집터>에서는 1904년 관립농상공학교에 농업과가 추가되면서, 제용감 건물로 들어가서 신입생을 모집했었다고 언급했었다. 선린고의 역사는 관립상공학교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906년부터 선린(善隣, 이웃과 사이좋게 지냄)이 교명으로 쓰였다.
1899년 관립상공학교 : 현 서울 명동
1904년 관립농상공학교 : 상과·공과 개편
1906년 사립선린상업학교 : 상과 독립
1951년 선린상업고등학교
1997년 선린정보산업고등학교
2000년 선린인터넷고등학교
1947년 서울시에 인수되어 공립학교로 전환되었고, 한국전쟁 중인 1951년 9월 교육법 개정에 따라 선린상업고등학교·청파중학교로 개편되었다. 이후 2000년 서울 최초의 특성화고로 인가를 받았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중학교를 졸업해야만 지원이 가능하며, 다음 4개의 학과가 있다.
정보보호과
소프트웨어학과
IT경영과
콘텐츠디자인학과
탄탄한 장학제도와 글로벌 프로그램이 유명한데, 해외대학 진학률이 우수한 특성화고였다. 2000년대 후반 매년 10명 이상의 학생들이 미국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시키기도 했다. 선린고 입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내신석차가 20% 이내에는 들어야 한다고 한다.
마이스터고·특성화고 모두 전문화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직무능력 중심의 교육으로 취업역량을 강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고졸취업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전국 단위 모집이 많은 반면, 특성화고는 지역단위 모집이 많은 편이다. 대체적으로 마이스터고의 입학난이도가 더 높고, 대부분의 졸업생이 산업현장으로 취업한다. 마이스터고는 3년 직업활동(군생활 포함) 후에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지원이 가능하지만, 특성화고는 특성화고 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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